지난해 국세 징수액이 목표를 크게 초과함으로써 국세청의 기능별 조직개편 이후 제기돼온 세수위축에 대한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 지난해 9월 조직개편으로 징세의 최일선 조직이었던 지역담당 세무공무원이 사라지면서 세수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
하지만 국세수입이 추경예산을 3조5000억여원이나 초과한 것은 정부가 세수 전망을 낮춰 잡은 데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7% 정도로 예상하고 국세 징수액은 세수결손 등을 감안해 98년보다 5% 증가한 66조7230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경기가 예상외로 빠르게 회복돼 지난해 성장률은 10%대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만큼 민간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났고 기업들의 영업실적도 좋아지면서 세금 징수금액은 전년보다 10.6%나 증가했다.
정부는 세수증가로 국가채무를 줄일 수 있는 여력이 생겼고 저소득 계층을 위한 생산적 복지 재원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서민들의 부담이 많은 간접세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는 점에서 소득재분배에는 그다지 기여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종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대표적 간접세인 부가가치세의 경우 28.6% 늘었으며 특별소비세도 21.5% 증가했다. 이로 인해 총 국세징수액 70조2761억원 가운데 간접세 비중은 50.7%로 절반을 넘었다. 간접세 비중은 △95년 46.6% △96년 47.9% △97년 50.1%로 높아지다 98년 42.1%까지 낮아진 뒤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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