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 민주당 조직책(서울 강서갑)을 신청한 한 정치신인이 자신의 공천운동을 뉘우치면서 여권의 ‘밀실공천’을 강도 높게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통령 민정비서관실 민정국장을 지낸 임삼진(林三鎭·40)씨는 1일 기자와 만나 지난해 연말 청와대에 사표를 내고 1개월여동안 겪었던 공천운동 체험을 털어놨다.
그는 “한 때 공천을 받기 위해 장모인 노동운동가 이소선(李小仙)여사와 함께 여권의 핵심실세를 만나러 다니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그분들 중 일부가 시민단체의 낙선후보 명단에 포함됐을 때는 참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젊은 피’로 영입된 사람들이 핵심실세의 비서들과 친해져 작은 공천 정보라도 얻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안타까웠다”며 “특히 일부 인사들이 공천을 위해 유력자의 집 앞에서 머리를 조아린다는 얘기를 듣고 깊은 회의에 빠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그는 이런 잘못된 관행을 비판해야 한다고 다짐하기도 했으나 공천에 의해 정치생명이 좌우되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갈등 속에서 지냈다는 것.
“밀실공천이 계속되는 한 현재의 잘못된 권력구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임씨는 일단 공천신청을 하고 상향식 공천운동을 적극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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