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오스트리아 극우정당인 자유당이 새 연립정부에 참여할 경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4개 회원국이 오스트리아와의 정치관계를 단절하는 등 각종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지난달 31일 경고했다.
EU 순회의장국인 포르투갈은 이날 EU 역사상 회원국에 대한 가장 강경한 조치를 담은 성명을 발표하고 회원국들을 대신해 오스트리아 대통령에게 이를 통보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전했다.
EU는 성명에서 자유당이 연정을 구성할 경우 오스트리아 정부와의 모든 공식접촉을 중단하며 오스트리아의 각종 국제기구 진출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U의 이같은 강경 조치는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제2당으로 떠오른 자유당의 외르크 하이더 당수의 외국이민 전면금지 정책과 EU 회원국내의 극우파 확산 움직임에 경고를 보내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하이더는 “오스트리아 국내 문제에 외국이 영향을 주려는 협박”이라고 반발했다.
오스트리아는 1970년 이후 중도좌파인 사민당이 인민당과 연합해 정권을 장악해 왔으나 지난해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얻지 못한데다 3당인 인민당과의 정책이견으로 연정구성에 실패해 3개월 이상 권력공백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183개 의석 중 104석을 차지하는 자유당과 인민당이 새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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