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3당은 1일 선거법 처리 문제를 놓고 하루종일 숨가쁜 절충을 벌였으나 결국 이견 조율에 실패했다.
○…이날 오후 9시경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총무협상에서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고 설 이후로 넘기면 국민 비난을 어떻게 감수할 것이냐”면서 표결 강행을 요구.
그러나 민주당 박상천(朴相千)총무는 “여야가 아직까지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것은 선거구획정위의 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야당 때문”이라고 반격. 자민련 이긍규(李肯珪)총무는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표결에 참여할 수 없다”고 강조.
이에 대해 박의장은 “내일(2일) 다시 협상해도 마찬가지이니 어지간하면 오늘 결론을 내라”면서 밤 11시를 최종 시한으로 통보했으나 결국 회기 연장으로 결론.
○…여야의 협상이 쳇바퀴 돌 듯한 것은 여야의 속계산이 맞아떨어졌기 때문.
한나라당의 경우 줄어든 지역구를 다시 늘려놓지 못하는 한 협상팀이 당내에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표결처리라는 대안을 찾았다는 것. 반면 자민련은 실질적인 연합공천을 보장받는 실리를 얻지 못하는 한 선거법을 처리할 수 없다고 버틴 것으로 보이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도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게 국회 주변의 분석.
이에 따라 표결처리든 합의처리든 선거법 처리를 위해서는 민주당이 자민련에 대해 연합공천을 확실히 보장하는 약속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는 얘기도 대두.
○…한나라당은 이날 저녁 긴급 총재단 및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야간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 있는 비례대표 선출방식과 선거구 조정안에 국한해 의원들의 찬반을 묻는 표결을 제안키로 전격 결정. 자민련 의원총회에서는 1인1표제 선호론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에선 1인2표제 주장을 제기하는 등 당론 확정에 진통. 이처럼 중구난방이 계속되자 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은 “국회가 생긴 이래 선거법을 표결처리한 일이 없었다”며 이긍규총무에게 회기연장 추진을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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