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북제주군이 고향인 재일교포 한인화(韓仁花·79)할머니는 2일 고향을 찾아 제주대에 1억원의 장학금을 내놓았다.
일본 도쿄(東京)에 살고 있는 한할머니는 이날 조문부(趙文富)제주대총장에게 “제주 시내에 있는 건물 2채도 어려운 학생을 돕는 데 쓰도록 기증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야채장사 등을 하면서 어렵게 돈을 모았습니다. 일본에 있는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면 결국 일본의 재산이 될 것이기 때문에 고국을 위해 쓰기로 했습니다.”
한할머니는 18세 때 부모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같은 제주 출신의 교포와 결혼해 5남매를 두고 있다.
한할머니는 일본에서 사는 동안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외출할 때는 반드시 자전거를 이용했고 지금도 손수 지은 옷을 입을 정도로 근검절약 정신이 몸에 뱄다.
민족 차별에 대한 뼈저린 체험으로 일본에서의 생활에 염증을 느낀 한할머니는 98년 제주시 일도2동에 따로 거처를 마련하고 도쿄와 제주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그동안 고향을 찾을 때마다 제주시내 경로당을 찾아 운영금을 내놓기도 했다.
한할머니는 “고향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며 “작은 돈이나마 후학을 양성하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대는 그가 기탁한 1억원으로 ‘한인화장학금’을 만들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기탁금이 늘어나면 ‘한인화장학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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