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까지 가는 길은 길고 험하다. 나는 50개 주를 모두 돈 뒤 펜실베이니아 1600번지(백악관)에서 선거운동을 멈출 것이다.”
1일 미국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패배, 공화당 선두주자로서의 체면이 깎인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설욕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자금과 조직, 지지도를 묻는 여론 조사 등에서 다른 예비후보들을 압도해온 그가 첫 예비선거에서 매케인에게 ‘일격’을 당한 것은 의외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언론의 관심도 19일 실시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에서 부시와 매케인의 재대결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부시측은 사우스캐롤라이나가 공화당 내 보수 및 기독교 세력에 대한 지지기반이 전통적으로 두터운 곳인데다 여론 조사에서도 부시가 크게 앞서고 있어 매케인의 초반 기세를 무난히 꺾고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도 2일 “매케인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도착하는 순간 부시가 이미 한참 앞서 있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케인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변수라면 변수.
한편 민주당에서는 앨 고어 부통령이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을 아이오와 코커스에 이어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도 이겼으나 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아 브래들리의 역전 가능성이 아직은 남아있는 상태. 민주당은 16개 주에서 예비선거 혹은 코커스가 치러지는 다음달 7일(슈퍼 화요일)까지는 별다른 대선 관련 일정이 없어 정중동(靜中動)의 2월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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