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지내고 온 수도권의 민주당의원들은 “당지도부가 수도권의 어려운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이 우선 내세우는 불만은 수도권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창구가 부족하다는 점. 현재 민주당은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과 최재승(崔在昇)기획담당부총장, 윤철상(尹鐵相)조직담당부총장 등 선거 주무 라인은 모두가 호남에 지역구를 둔 동교동계다. 9명의 공천심사위원회에 참여한 수도권 출신은 안동선(安東善·경기 부천) 김민석(金民錫·서울 영등포)의원 두 명 뿐이다.
경기도지부장인 이윤수(李允洙)의원은 “될만한 사람을 공천해야 하는데, 현지 의원들과 상의도 없이 중앙당이 일방적으로 내세우니까 문제가 생긴다”며 “지난해 공천실패 때문에 패배한 수도권 보궐선거를 보고 반성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의원은 “지도부가 새로운 조류와 추세를 반영해 참신한 기획을 하기보다는 동별특위 조직 등 ‘구태(舊態)선거’에 익숙하다는 점이 보다 큰 문제”라며 “중앙에서 이슈를 개발해 줘야지, 무조건 ‘조직강화’ 지침만 내려보내는 식이니 선거가 잘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수도권의원들이 이처럼 아우성을 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피부로 체감하는 민심동향이 심상치 않기 때문. 민주당 경기도지부의 한 관계자는 “여당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야당경쟁자에 비해 지지율이 10%는 앞서야 ‘안정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경기도 지역의 조사결과를 보면 민주당 현역의원 중 안정권은 20∼30%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후보에 대한 지지율 차이가 5%대인 사람이 50%에 달하는데다, 현역의원이면서도 오히려 야당에 비해 밀리는 경우도 5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정이 이런데 중앙당에선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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