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시장에서 지난달 31일 이후 4일 연속 순매도하던 외국인들이 7일 폭등장에선 순매수로 돌아섰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증권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과 대우채 환매 등 시장불안요인들이 해소되는 상황에서 돌출된 지난 4일간의 외국인 순매도 공세 때문에 ‘추가 상승을 하더라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식으로 다소 어정쩡한 전망을 내놓았다.
외국인들의 관심이 최근 거래소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급격히 이전되고 있는 점도 종합주가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 같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간의 외국인 순매도분석▼
외국인들은 △지난달 31일 309억원 △1일 1136억원 △2일 394억원 △3일 161억원 등 4일동안 총 2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1월 1조2000억원어치 순매수하던 외국인들이 갑작스럽게 순매도로 돌아선데는 반도체 D램 가격하락과 엔달러환율 상승(엔화가치 하락,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D램 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 추가하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동안 평가차익을 많이 냈던 삼성전자 중심으로 차익매물을 많이 내놓으면서 순매도 규모가 커졌다.
여기에다 엔화강세(엔달러환율 하락)쪽으로 포지션을 뒀던 미국의 일부 헤지펀드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엔달러환율 상승으로 환차손이 발생하게되자 현금확보 차원에서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물을 대거 내다 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
미래에셋 이병익 자산운용본부장은 “이날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선 것에도 알 수 있듯이 외국인들은 한국의 기초적인 경제여건에 대해선 여전히 낙관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단기적으로 달러강세(원화 약세)현상이 나타나면서 원화 베이스로 투자하는 외국인들에게 환차손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외국인들은 원화강세시에는 순매수 강도를 높인 반면 원화약세일 때는 순매수 규모를 상당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약세는 또 대부분 엔화약세와 동일한 시기에 나타나는데,엔화약세는 일본 상품과 경합관계에 있는 한국상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가속화해 국내 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증권전문가들은 “엔달러환율이 115엔대까지 상승(달러화가치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는 보고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며 “대내외 악재가 해소되는 상황인데도 불구,무역수지 악화와 이에 따른 원화약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닥 강세도 부담▼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난달 17일 이후 연 15일째 4500억여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거래소에선 외국인들이 오락가락하고 있지만 코스닥에선 초지인일관 순매수 공세를 펼치고 있다.
리젠트자산운용 김석규이사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거래소에서 코스닥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외국인의 코스닥 선호추세는 거래소에서의 매수강도를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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