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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흐르는 한자]紀年(기년)

입력 | 2000-02-08 20:19:00


年度를 표기하는 것을 紀年이라고 한다. 지금 사용하는 紀年은 서양식(西紀)으로 예수의 탄생을 기준으로 그 전을 紀元前(기원전), 후를 紀元後(기원후)로 구분한다. 아라비아숫자로 기록하기 때문에 무한정 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옛날 중국에서는 예수의 존재도 알지 못했고 아라비아숫자라는 것도 없었다. 元나라 때 아라비아숫자가 전래됐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후 수백년 동안이나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그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甲子(갑자) 乙丑(을축) 등 干支(간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60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干支를 사용하기 때문에 혼동이 많았다. 예를 들어 300년이라면 같은 干支가 5개 존재하는 셈이다.

이런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開元(개원·唐 玄宗·713∼741)이니 康熙(강희·淸 聖祖·1662∼1722) 永樂(영락·高句麗 廣開土大王·391∼412) 등과 같은 年號(연호)를 사용했다. 年號에도 문제는 있다. 帝王(제왕)이 등극할 때마다 바뀌는 바람에 일찍 죽으면 불과 1∼2년 만에 새 年號로 바꾸기도 했다. 한 제왕이 여러 개의 年號를 만들기도 했는데 漢武帝(한무제)는 재위 62년 동안 11개, 則天武后(측천무후)는 20년 간 17개나 되는 年號를 사용했다. 중복되는 年號도 많았기 때문에 그 어느 것도 합리적이지 못했다.

佛門(불문)에서 쓰는 佛紀(불기)나 檀紀(단기)도 일종의 紀年法이다. 일제치하에서 일본의 年號(大正과 昭和)를 사용했으며 정부수립 뒤에는 檀紀를, 1961년부터 西紀를 사용하고 있다.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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