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사람들은 자신이 무능하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그렇다면 유능한 사람들은? 그들 역시 자신이 유능하다는 점을 모르고 있다.
이는 미국 코넬대 심리학과 데이비드 더닝박사가 최근 일리노이대 주스틴 크루거박사와의 공동 연구에서 밝혀낸 사실.
연구는 논리와 문법, 유머 테스트 등 3개 부문에서 실시했다. 여기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업적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높았던 반면 좋은 점수를 받은 사람일수록 자신을 과소평가했다.
이유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능력’ 역시 부족하기 때문. 그래서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유능한 사람들은 다른 이들도 자신처럼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해 자신을 엄격하게 평가했다.
크루거박사는 “유능한 사람은 또다른 유능한 사람들이 스스로를 똑같이 과소평가한 것을 나중에야 발견하고는 경악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자동차 운전을 두고 행한 가장 최근의 실험에서 이 연구팀은 역시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안전운전 수칙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실제 운전실력은 별개다. 그런데 항상 문제는 운전을 못할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있는 점이다.’
무능한 사람들도 훈련을 받고 나면 달라질까? 논리적인 훈련을 받고 난 뒤 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보다 현실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키우게 됐다. 그러나 제반 능력에 대해서는 미지수.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성격과 사회심리학지’ 99년 12월호에 실렸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이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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