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가 6일 뉴욕주 연방상원의원 출마를 공식선언한 행사장에서 마약을 찬양하는 내용의 노래가 방송된 것으로 확인돼 경쟁자 측이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날 공식 행사 전에 방송된 노래 가운데 빌리 조엘의 ‘캡틴 잭’에 마약 사용을 부추기는 내용의 가사가 들어 있어 힐러리의 경쟁자인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 진영이 호된 비판을 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조엘이 1973년 발표해 크게 히트한 ‘캡틴 잭’은 마약을 암시하는 제목인데다 가사는 학교에서 퇴학당한 한 청년이 토요일 밤에 마리화나를 피우면서 자위행위를 한다는 내용.
줄리아니시장 측은 힐러리가 행사장에서 ‘캡틴 잭’을 버젓이 들려줌으로써 청소년들에게 마약을 사용하고 방탕하게 살도록 부추긴 꼴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힐러리측은 “행사장이었던 뉴욕주립대 체육관의 음향 담당자가 행사 전에 분위기를 띄우려고 조엘의 히트곡 모음집을 방송하다가 실수로 틀었을 뿐 우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캡틴 잭’이 방송될 당시 힐러리와 클린턴대통령은 행사장에 도착하지 않았고 힐러리는 이 노래를 전혀 모르는데다 마약에 절대 반대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줄리아니시장은 “철저하게 준비된 이번 행사에서 그 일만 실수였다는 해명은 수긍이 안간다”면서 “심리학자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책을 읽었다면 힐러리측이 ‘실수’를 가장해 ‘마약을 받아들이자’는 메시지를 띄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공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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