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의 지역구 인구 상하한선이 9만∼35만명으로 조정됨에 따라 선거구 26곳이 통폐합되자 한솥밥 먹던 현역의원들 간의 공천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 DJ측근 물갈이설 긴장 ▼
○…민주당에서는 동교동계인 최재승(崔在昇)의원과 이협(李協)의원이 충돌하는 전북 익산이 최대 관심지역. 최근 ‘DJ 측근 물갈이 설’이 나오면서 최의원측이 예민한 반응. 전북 고창-부안은 민주당 창당작업을 주도해온 정균환(鄭均桓)의원과 맞붙게 된 김진배(金珍培)의원측이 초조한 기색.
전남 목포-신안은 목포와 신안-무안으로 재편돼 두 실세인 김홍일(金弘一·목포) 한화갑(韓和甲·신안-무안)의원으로 교통정리될 듯. 경기 안양 동안갑을은 통합되면서 이석현(李錫玄) 최희준(崔喜準)의원이 맞대결하는 가운데 30대 경제전문가인 이승엽(李承燁)부대변인이 가세.
○…자민련의 경우 충북 괴산이 진천-음성에 통폐합되면서 김종호(金宗鎬)부총재와 정우택(鄭宇澤)의원이 치열한 공천경합. 충남 연기의 자민련 김고성(金高盛)의원은 인구가 5만여명 많은 공주시(위원장 정진석·鄭鎭碩)에 통합되자 어두운 표정.
▼ "무소속 출마" 배수진 ▼
○…한나라당은 핵심당직자인 하순봉(河舜鳳·경남 진주을)사무총장부터 경남 진주 갑을의 통합으로 공천경합에 신경을 써야 될 처지. 진주갑 출신인 김재천(金在千)의원은 낙천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배수진.
부산 금정의 경우 김진재(金鎭載·갑)의원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김도언(金道彦·을)의원은 9일 당지도부를 찾아가 무소속 출마 불사 의지를 통보. 대구 서구는 한나라당의 강재섭(姜在涉) 백승홍(白承弘)의원 중 강의원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는데 백의원은 “서구가 안되면 대구의 다른 지역이라도 달라”고 당 지도부에 간청. 경북 경주에서는 김일윤(金一潤)의원과 맞붙게 된 임진출(林鎭出)의원이 9일 ‘현역 여성의원의 지역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돌리며 공천을 호소.
▼ 김윤환-박세직씨 전면전 ▼
○…당은 다르지만 현역의원 간 본선이 벌어지는 지역의 전운(戰雲)도 볼만한 대목. 경북 구미에서는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 자민련 박세직(朴世直)의원의 대결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이 지역 출마를 저울질했던 김관용(金寬容)구미시장이 후퇴.
경북 안동에서는 같은 안동 권씨인 민주당 권정달(權正達)의원과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의원의 경쟁이 치열하고 강원 삼척과 동해가 합쳐지면서 민주당 장을병(張乙炳·삼척), 한나라당 최연희(崔鉛熙·동해)의원이 맞붙어야 할 상황. 한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서울 송파 갑 을 병 3개 지역구가 2개로 줄어들자 지역구를 비서실장인 맹형규(孟亨奎·송파을)의원에게 넘겨주고 비례대표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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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종한의원 공천신청 철회 ▼
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구가 통합된 강원 원주갑을의 한나라당 함종한(咸鍾漢) 김영진(金榮珍)의원이 9일 자체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뤄 정가의 화제다.
함의원은 이날 불쑥 중앙당에 16대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 철회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당 지도부에 지역구를 같은 당 소속인 김의원에게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함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원주중학교 3년 선배인 형(김의원)을 위해 순수한 마음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려서부터 원주 태장동 아래윗집에 살며 친형제처럼 지내왔는데 선거구가 합쳐졌다고 서로 싸울 수는 없지 않느냐. 선수(選數)는 내가 3선으로 재선인 형보다 많지만, 그래도 동생이 양보하는 게 도리 아니냐”는 말도 했다. 그러나 당 내에는 함의원의 지역구 양보가 비례대표를 따내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김의원이 당 지도부에 대해 “만약 함의원에게 비례대표를 안줄 경우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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