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권노갑(權魯甲)고문의 행보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다음주부터 당사에 상근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권고문이 당에 상근하기는 97년초 한보사건으로 물러난 이후 3년여만의 일.
권고문은 현역 실세로 처신이 조심스러웠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한결 홀가분한 입장. 이 때문에 당내에선 권고문이 공천후유증 정리, 총선 출마자에 대한 ‘뒷바라지’ 등 주로 막후 지원역을 맡을 것이란 얘기가 많다.
한 측근은 “공천을 받는 사람이나 못받는 사람이나 누군가는 뒤치다꺼리를 해야 한다”며 “정권교체 이후 소외됐던 과거 동지들을 다독거리는 것도 권고문이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권고문의 상근에 대해 당내 구 동교동계 인사들은 “지금 당에는 총선의 복잡한 주무를 경험한 사람이 별로 없지 않느냐”며 권고문의 역할을 열심히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동교동계 2인자로서의 권고문의 과거 ‘권위’를 경험해보지 못한 영입파의원 등 일각에선 어색해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돌아온 권고문’이 3년의 공백기 동안 새롭게 형성된 당내 질서와 어떻게 접목될 수 있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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