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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텃밭' 물갈이 급류]공천발표 '네가 먼저…' 신경전

입력 | 2000-02-10 19:53:00


‘4·13’총선 후보 영입경쟁을 벌였던 여야가 이번에는 공천자 발표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발표할 경우 낙천자들이 상대당으로 옮겨가 ‘적군(敵軍)’으로 돌아설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은 15일까지 공천심사를 끝내되 호남지역 공천자를 먼저 발표하고 권역별로 순차 발표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이 권역별 공천자 발표를 택한 것은 당내 충격 완화와 한나라당의 ‘이삭줍기’를 막기 위한 2중포석으로 풀이된다.

대폭 물갈이가 예고된 호남지역 공천명단부터 발표해서 1차 충격파를 던진 뒤 수도권 물갈이를 단행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민주당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10일 “민주당이 먼저 공천명단을 발표하면 한나라당이 수도권지역 낙천자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먼저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역시 민주당의 움직임을 보아가며 다음 주중 공천자를 일괄발표한다는 방침 아래 여당의 공천발표 시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 양정규(梁正圭)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과거에도 야당이 먼저 공천자를 발표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면서 “여당의 공천명단을 보고나서 발표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자민련도 다음 주중 경합이 없는 지역부터 공천자를 결정한 뒤 순차적으로 공천명단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