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대통령간의 10일 정상회담은 지난해말 ‘동남아국가연합(ASEAN)+3’회의에 이어 두번째. 두 정상 모두 오랫동안 민주화투쟁을 해오면서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냈기 때문에 각별한 사이.
더욱이 지난해 김대통령은 동티모르 유엔파병을 주도함으로써 와히드대통령의 짐을 덜어주기도 했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회담 분위기는 시종 따뜻했다.
▼"기아 국민車 이름 바뀔것"▼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회담에서는 주로 티모르 자동차공장의 재가동, 부호분할다중접속(CDMA)통신사업 등 양국간 경제협력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김대통령은 특히 제56차 유엔총회에서 한국이 의장후보로 출마하는 데 지원해달라고 요청했고 와히드대통령은 전적인 지지를 약속.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와히드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나는 한국으로부터 배우기 위해 여기에 왔다”면서 “내게는 두 명의 스승이 있는데 한 명은 김대통령이고 다른 한 명은 태국분이나 돌아가셨다”고 언급.
와히드대통령은 또 기아의 국민차사업과 관련한 질문에 “국민차사업은 계속될 것이나 동티모르라는 이름이 국민에게 좋지 않은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름은 바뀔 것”이라고 답변.
와히드대통령은 시각장애로 시종 딸의 부축을 받았고 부인도 휠체어에 의지할 정도로 몸이 불편해 회담 준비에 다소 시간이4 걸려 정상회담이 20여분간 지연되기도 했다.
▼"평화적 정권교체에 경의"▼
이어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김대통령은 “각하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하고 20여년간 민주화와 시민운동을 이끌어오셨다”며 “국민적 화해의 바탕 위에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 지도력에 경의와 지지를 표한다”고 칭송.
김대통령은 “나는 큰 동지애를 갖고 각하께서 추진하고 있는 민주화와 경제 및 기타 모든 개혁에 적극적인 찬의(贊意)와 아낌없는 협력을 보내드리겠다”고 약속.
▼경제4단체장과 오찬▼
와히드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숙소인 신라호텔에서 경제4단체장 주최 오찬에 참석하고,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 및 산업연수생고용기업체 대표들과 면담.
와히드대통령은 11일 경제인들과의 조찬 및 국회 방문, 기아자동차공장 시찰 등의 일정을 마친 뒤 오후 출국한다.
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