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문화 연예계의 ‘올해의 뉴 페이스’로 소개돼 주목받았던 재미교포 배우 릭 윤(한국명 윤성식·30).
26일 한국에서 개봉되는 영화 ‘삼나무에 내리는 눈’의 홍보를 위해 모국을 찾은 그를 1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영화 ‘샤인’의 스콧 힉스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인종이 다른 두 남녀의 애증을 축으로 한 미스터리와 일본인의 이민사가 펼쳐지는 감성적인 멜로 영화. 릭 윤은 이 작품에서 비중있는 조역인 일본인 이민 2세 가쓰오 역을 맡았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메이저 영화사(유니버설)의 작품에 진출한 것.
릭 윤은 “브루스 리(李小龍)가 죽은 뒤 미국 내 아시아인들에게 희망을 줄 만한 영화 배우의 맥이 끊겼다”면서 “앞으로 어려서부터 배운 태권도 실력을 살릴 수 있는 액션 영화에 출연해 그 맥을 잇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과 국내 CF에 출연해 팬들에게 친숙해진 그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94년 미국에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3년간 월가에서 주식 중개인을 했으며 세계적인 브랜드인 베르사체와 폴로의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영화 출연 외에도 8월 촬영에 들어가는 독립영화 ‘펜스(F·ence)’의 프로듀서를 맡는가 하면 인터넷 관련 벤처기업의 고문으로도 일하고 있다. 그는 “월가에서 일한 덕분에 영화말고도 금융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서 “현실세계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이 영화배우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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