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상승하는데도 하락종목이 상승종목을 압도하는 장세가 펼쳐지면서 일반투자자들의 체감지수는 거꾸로 하락하는 양상이다.
매기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종목은 다름아닌 정보통신주. 반면 은행 증권 건설 등 이른바 대중주들은 상승하다가도 매물벽에 막혀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작년 연말 첨단주 중심의 양극화장세가 코스닥에 이어 거래소시장에도 다시한번 대세로 굳혀지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증권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상승종목의 슬림화〓10일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이날 새벽에 마감한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의 약세에 영향을 받아 큰폭 내림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두 시장 모두 1시간도 채 되지않아 상승세로 반전했으며 이후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지수는 등락을 거듭했다.
두 시장 모두 하락세로 마감됐지만 장중 한때 상승의 주역은 인터넷 정보통신 등 첨단주들. 거래소시장의 경우 SK텔레콤 데이콤 등 정보통신주들의 강세로 두터운 매물벽인 99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거래소시장의 하락종목은 700개를 웃돈 반면 상승종목은 130여개에 그쳤다. 장중 한때 15포인트 이상 상승했을때도 상승종목은 100여개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은 지수가 1포인트 소폭 하락했지만 하락종목은 260여개, 상승종목은 160여개였다. 지수등락에 상관없이 첨단주 중심으로 상승종목이 압축되고 있다는 설명을 뒷받침하고 있는 현상이다.
▽코스닥 상승이 양극화를 주도〓거래소시장의 상승종목이 극히 일부 첨단주 중심으로 슬림화된데는 그만큼 주식을 살 만한 세력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자연 시장체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매물벽을 뚫고 상승하기 위해선 충분한 거래량이 수반돼야 하는데도 현재 거래소시장은 ‘팔 사람은 많은데,살 사람은 별로 없는’ 수급불균형 상태에 빠져있다는 것.
수급불균형과 관련, 거래소시장 매수세의 급격한 코스닥으로의 이동이 주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래에셋 이병익자산운용본부장은 “매수세가 취약한 결과,외국인과 기관들의 선호종목인 정보통신 관련주들만 강하게 상승하고 대중주들은 소외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도 한 몫〓외국인들의 폭발적인 매수세는 올들어 폭락하던 코스닥시장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들의 매수타킷은 정보통신 인터넷 반도체 등 실적이 뒷받침된 성장주.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기존의 거래소시장 성장주와 더불어 작년까진 관심밖이었던 코스닥시장의 첨단우량주가 외국인들의 주요 투자대상이 되면서 이들 종목 중심의 슬림화장세가 펼쳐지게 된 것이다.
이병익본부장은 “한국 인터넷시장의 성장세에 고무된 외국인들이 첨단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증시에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지않는 한 외국인 선호종목 중심의 슬림화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