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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化가 흐르는 한자] 杏林

입력 | 2000-02-10 19:53:00


杏 林(행림)

杏-살구 행 鬼-귀신 귀 康-편안할 강

貧-가난할 빈 救-구할 구 濟-건널 제

杏林(행림)은 ‘살구나무 숲’이다. 중국 三國時代(삼국시대) 吳(오)의 董奉(동봉)은 道術(도술)을 닦아 惡鬼(악귀)를 쫓고 風雨(풍우)를 마음대로 부렸다.

그는 醫術(의술)에도 능해 만년에는 廬山(여산) 기슭에 살면서 사람의 병을 치료해주면서 여생을 보냈다.

치료를 받은 자는 누구나 거짓말처럼 나았다. 특히 回春術(회춘술)에 뛰어나 많은 이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병을 치료해주면서 돈은 한푼도 받지 않고 한가지 요구를 하는 것이었다. “병이 낫게 되면 뒷산에 살구나무나 몇 그루 심어주시오. 후세 사람이 덕을 볼 것이오.” 중병의 환자에게는 다섯 그루, 좀 가벼운 환자에게는 한두 그루를 심게 했다. 그는 그렇게 심은 살구나무를 康樂杏(강락행)이라고 불렀다. 몇 년 가지 않아 그의 뒷산은 온통 수십만 그루의 康樂杏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는 집안에 커다란 창고를 지어 살구를 저장하여 팔았다. 이번에는 반드시 곡식으로 받았다. 貧民(빈민)을 救濟(구제)하기 위해서였다. 가져온 곡식의 양만큼 스스로 알아서 살구를 가져가도록 했다.

한번은 어떤 사람이 살구를 더 많이 가져가다가 어디선가 뛰쳐나온 호랑이에 놀라 줄행랑을 치다 넘어져 길가에 쏟아버리고 말았다. 집에 와서 자루를 열어보니 가지고 간 곡식의 양만큼 살구가 들어있었다.

곡식은 날로 쌓여갔고 그는 그 곡식을 남김없이 어려운 백성에게 나눠주었다. 이렇게 하기를 300년, 마침내 神仙(신선)이 되어 승천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杏林’은 ‘의사’를 높여 부르는 말로 사용되었다. ‘杏林界(행림계)’라면 ‘의사의 세계’를 뜻한다.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478sw@mail.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