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는 항상 너그럽고 성스러운 신만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분노하고, 복수심에 불타고, 끝없이 질투하는 신들도 등장한다. 이렇게 그리스 신화에는 우리네 삶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인간은 궁극적으로는 선을 추구해야 하지만 삶의 현장에서는 선이 항상 악을 물리치는 것은 아니라는 엄연한 현실을 알려주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신화의 틀속에서 우리네 삶의 현장을 진솔하게 보여줌으로써 복잡한 현실을 대처해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 그리스 신화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학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 신화를 읽으려면 신과 영웅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고 그들의 관계가 복잡해서 읽기가 어렵게 느껴진다. 이럴 때는 아래에 제시한 신들의 족보를 먼저 작성해 보도록 하자. 목차나 색인에서 찾아 빨리 ‘훑어읽기’를 한 다음 각 신에 대해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족보를 만들어 보자.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거인인 티탄 신족, 가이아(땅)와 우라노스(하늘)가 결합하여 낳은 거인들, 코로노스, 프로메테우스, 에피메테우스, 레아, 므네모시네에 대해 읽고 그들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이들 가운데 코로노스와 레아의 자손들이 최초의 통치자가 되는데, 제우스, 헤라, 하이데스, 포세이돈이 누구인지 알아보자. 그리고 제우스와 헤라의 자손인 헤파이스토스, 헤베, 아레스에 대해 알아보자. 헤라가 아닌 다른 여신과 제우스 사이에 낳은 자손들, 헤르메스, 아폴론, 아르테미스, 뮤즈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이렇게 족보가 만들어졌으면 다시 처음부터 ‘그리스 신화’를 정독해보자.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해가 보다 높아질 것이다. 최영미 옮김.
정태선(활동중심 언어교육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