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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허와실]"주먹구구 조사 객관성 결여" 논란

입력 | 2000-02-15 19:33:00


각 정당의 공천 후보 결정 과정에서 여론조사가 ‘만능기준’처럼 작용하면서 그 허실(虛實)에 대해 논란이 적지 않다.

여론조사 중시는 결국 득표력이 가장 높은 사람을 가려내 ‘당선가능성’ 위주로 공천을 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금 각 정당이 실시하고 있는 여론조사가 과연 그런 변별력을 가질 수 있는지는 검증된 일이 없다. 그래서 “신인에 대해 이름 석자를 대입해보고 전반적인 평가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각 당의 여론조사는 한당의 확정적인 후보에 다른 당이 공천경쟁에 나선 여러 인사를 차례로 대입해 실시된다. 설문 문항은 “영남 출신에, 서울대총학생회장을 지낸 A후보와 다른 당의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식으로 각 인사들의 특성을 알 수 있는 ‘수식어’를 넣어서 작성된다. 이 과정에서 수식어를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지지율의 수치가 상당히 차이나게 돼 있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된다. 아무튼 여론조사팀은 그런 방식으로 특정 지역구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후보의 특성을 분석, 비슷한 지역구에는 비슷한 유형의 후보를 투입해 나간다. 민주당이 최근 서울과 수도권에 ‘전문성을 겸비한 젊은 세대’,‘가능하면 비호남권 출신 인사’들을 집중 투입키로 한 것도 이런 여론조사와 사후 토론을 통해 얻어진 전략이다.

현재 민주당은 정균환(鄭均桓)특보단장과 정동채(鄭東采) 김민석(金民錫)의원 라인에서 여론조사를 전담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윤여준(尹汝雋)총선기획단장이 후보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여론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기관에 용역을 주고 있다.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