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풍자를 이용해 미국 도시 중산층 가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케빈 스페이시와 아네트 베닝 주연의 ‘아메리칸 뷰티(American Beauty)가 15일 발표된 올 아카데미상(72회) 후보작 중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각본상 등 8개 부문에 걸쳐 최다 후보로 올랐다.
담배회사 내부 고발자의 이야기를 다룬 ‘인사이더(The Insider)’와 고아원을 소재로한 ‘사이더 하우스 룰즈(The Cider House Rules)’도 각각 7개 부문에 지명됐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개봉돼 인기를 끌었던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식스 센스(The Sixth Sense)’도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남우주연상은 케빈 스페이시와 ‘인사이더’의 러셀 크로, ‘스위트 앤드 로다운(Sweet and Lowdown)’의 숀 펜, ‘허리케인(The Hurricane)’의 덴젤 워싱턴, ‘스트레이트 스토리(The Straight Story)’의 리처드 판스워스가 경합을 벌이게 됐다. 워싱턴이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흑인 연기자가 될지, 79세의 최고령 후보 판스워스가 수상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여우주연상에는 아네트 베닝과 ‘텀블위즈(Tumbleweeds)’의 재닛 맥티어, ‘소년은 울지 않는다(Boys Don’t Cry)’의 힐라리 스웽크, ‘엔드 오브 디 어페어(The End of the Affair)’의 줄리안 무어, ‘뮤직 오브 더 하트(Music of the Heart)’의 메릴 스트립이 후보로 지명됐다.
감독상 부문에서는 ‘아메리칸∼’의 샘 멘데스, ‘존 말코비치(Being John Malkovich)’의 스파이크 존즈, ‘더 사이더∼’의 라세 홀스트륌, ‘인사이더’의 마이클 만, ‘식스 섹스’의 M 나이트 샤말란이 경쟁을 벌인다.
지난달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스페인의 페드로 알모도바르감독의 ‘내 어머니의 모든 것’과 네팔의 ‘캐러밴’ 등 5편이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흥미로운 것은 국내에서 인기를 끈 ‘매트릭스’ ‘스타워즈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험’ ‘스튜어트 리틀’이 나란히 특수효과 부문에 지명된 것. 또 98년 ‘트루먼 쇼’와 지난해 ‘맨 온 더 문’의 호연으로 2년 연속 골든글로브를 받았던 짐 캐리는 탈락, 아카데미와의 ‘악연’이 계속됐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3월26일 미국 로스앤젤리스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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