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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태풍' 주인공 남경주-이정화 성숙한 앙상블

입력 | 2000-02-16 19:45:00


2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앙코르 공연되는 뮤지컬 ‘태풍’(서울예술단)은 연출가 이윤택이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앙상블’에 심혈을 기울인 작품.

특히 주역인 남경주 이정화는 각각 퍼디넌트 왕자와 미란다 공주로 등장해 30대 후반의 나이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분위기. 지난해 미국유학을 마치고 온 남경주, 결혼과 출산을 겪은 이정화의 새로운 변신은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예술단에서 10년간 주역으로 활동하면서 ‘애랑과 배비장전’‘애니깽’‘춘향전’ 등 주로 고전 창작물에 출연해 왔던 이정화는 지난해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한복 차림의 고전적인 여인상을 주로 연기해온 그는 셰익스피어 원작의 이번 작품에서 순수하고 예쁜 요정 같은 여자로 변신했다. 이정화는 “자연에서 태어나고 자라 인간사회의 추악함을 모르는 여인의 순수함과 야성미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리스’‘브로드웨이 42번가’‘아가씨와 건달들’ 등 주로 브로드웨이 번역뮤지컬에서 화끈한 춤과 노래를 선보였던 남경주의 분위기도 180도 달라졌다. 잔잔한 클래식음악과 국악 작곡가 김대성의 ‘태평가’에 맞춘 서정적인 노래를 안정적으로 소화해 한단계 성숙했다는 평.

뉴욕에서 1년간 연기와 노래수업을 받고 돌아온 남경주는 “화려한 주연보다는 이제 성격이 강한 배역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예전을 졸업하고 가수를 꿈꾸던 이정화는 1985년 학교선배인 남경주의 권유로 ‘환타스틱스’에 출연하면서 뮤지컬계에 데뷔했다. 두 사람은 11년만인 지난해 뮤지컬 ‘갬블러’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 후 ‘태풍’에서는 보다 성숙한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다. 월화수 7시반, 목금토 3시 7시반, 일 3시 7십. 1만∼5만원. 02-523-0987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