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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마라톤 D-30]김이용 "7분대 자신있다"

입력 | 2000-02-17 19:40:00


13일 이봉주가 도쿄마라톤에서 역주하는 동안 김이용(27·상무)은 제주합숙소에서 이봉주의 뛰는 모습을 TV를 통해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봉주가 2시간07분20초의 한국최고기록을 세우는 순간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김이용의 최고기록은 지난해 로테르담에서 세운 2시간07분49초. 이봉주의 올 도쿄마라톤이전 개인최고기록(2시간07분44초)과는 불과 5초 차. 이봉주를 다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또다시 29초 차로 벌어졌다.

사실 김이용은 이봉주와 같이 뛴 대회에서 거의 져본 적이 없다. 97년 가을에 열린 조선일보춘천국제마라톤에서도 김이용은 2시간09분21초로 2위로 골인하며 2시간10분33초로 5위를 차지한 이봉주를 눌렀다. 코오롱에서 연습할 때도 김이용의 기록이 대부분 이봉주를 앞섰다는 게 당시 코칭스태프의 평가. 이밖에 풀코스는 아니지만 단축코스로 열린 대회에서도 늘 김이용이 앞섰다. 단 한번 예외가 있다면 이봉주가 우승한 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 때 김이용이 심한 감기몸살로 30㎞지점에서 기권했을 때. 이때도 컨디션은 김이용이 훨씬 좋았다.

3월19일 환상의 서울코스에서 펼쳐지는 2000동아국제마라톤에 출전하는 김이용은 “이번 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7분대로 뛸 자신이 있다”며 “봉주형과 같이 나란히 시드니올림픽에 나가 멋지게 한번 겨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이용의 요즘 몸상태는 전성기때의 70%선. 지난해 4월 로테르담대회 출전 이후 ‘코오롱사태’와 군입대, 그리고 6주간의 신병훈련 등으로 지난해 12월초까지 거의 8개월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다. 최근에야 비로소 하루 30∼40㎞씩 조심스럽게 뛰고 있다. 몸무게도 전성기 때의 55㎏(키 1m65)보다 1㎏ 더 나가는 56㎏. 약한 위장 때문에 식이요법은 생각지 않고 있다. 새벽마다 공복에 야채즙을 마시며 위를 다스린 결과 요즘은 많이 좋아진 상태.

요즘 제주는 김이용이 속해 있는 상무뿐만 아니라 건국대 수자원공사 등 다른 팀들도 동아마라톤에 대비해 막바지 훈련에 한창이다.

장기식 유영훈이 있는 한전팀은 이미 1단계 훈련을 마치고 서울로 떠났으며 4월 로테르담대회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형재영의 조폐공사팀은 2월말까지 제주에서 지구력훈련에 전념할 계획.

‘한국마라톤 사관학교’라 불리는 건국대도 지구력훈련을 마친 상태. 건국대 황규훈감독은 “제주는 날씨가 따뜻해 부상위험이 없어 지구력훈련에 안성맞춤”이라며 “2월하순부터는 서울에 올라가 스피드훈련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자마라톤 시드니출전권을 목표로 하고 있는 수자원공사팀도 어두컴컴한 새벽 6시부터 도로훈련에 여념이 없다. 박고은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진장옥감독은 “일단 올림픽기준기록인 2시간33분 안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지만 그 이상의 기록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mars@donga.com

▼남은 한달 훈련법은…▼

‘D-30.’

새 천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출발하는 2000동아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1회 동아마라톤대회가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는 초보자들은 남은 한달동안 어떻게 훈련을 해야 할까.

의욕만 앞서 매일 장거리를 뛰게 되면 피로가 쌓여 막상 대회전엔 녹초가 되고 만다.

우선 1주일에 5, 6일은 뛰되 ‘하루는 길게, 하루는 짧게’식으로 러닝량을 안배하는 게 이상적이다. 다만 주말에는 마라톤코스(42.195㎞)에 근접한 거리를 달려야 한다.

지구력을 늘리기 위해 대회에 앞서 3, 4주전에는 반드시 45∼50㎞를 뛸 필요가 있다. 마라톤 출전을 한달 앞두고 세계적인 마라톤 전문가 제프 갤러웨이가 권하는 프로그램에 따르면 월요일 6㎞, 화요일 3㎞ 식으로 요일별로 러닝량을 안배하다 토요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일요일 장거리를 뛰는 게 바람직하다.

지구력은 이런 식으로 보완해주면 되고 스피드훈련은 일정 목표를 정한 뒤 반복훈련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10㎞를 50분 안에 주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치자. 그러면 1㎞를 5분 안에 뛰어야 하고 100m는 36초에 달려야 한다.10㎞를 지속적으로 뛰기 위해선 100m를 36초가 아닌 34, 35초에 주파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400m는 목표페이스보다 5∼7초 빠르게, 800m는 10초 빠르게 뛰는 훈련을 반복하면 예상보다 빠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