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 후유증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데도 상도동은 표면상 조용하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20일 낮 민심수렴차 부산에 급파한 박종웅(朴鍾雄)의원으로부터 1시간 남짓 보고를 받았으나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는 것.
18일부터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 최광(崔洸)전보건복지부장관 등 낙천인사와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 등이 계속 찾아갔지만 YS는 줄곧 듣기만 했다는 것. YS의 침묵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공천결과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라는 게 상도동측의 해석. “YS의 표정이 상당히 굳어있다”는 게 한 측근의 전언. 20일 오전 상도동을 찾은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에 대한 반응도 썩 좋지 않았다는 후문.
아무튼 현재 분위기로는 YS가 이번 기회에 이총재와 분명히 선을 긋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YS가 직접 지시한 결과는 아니지만 김전실장이 지역구 공천을 반납한 것이나 박관용(朴寬用)의원이 부총재직을 내놓은 것도 결국 상도동 ‘기류’를 감지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 YS는 이총재의 대응자세 등을 더 지켜본 뒤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