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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공부 스트레스' 마음먹기 달렸다

입력 | 2000-02-21 19:42:00


스트레스는 용수철을 비틀어지게 하는 힘이란 뜻으로 물리학에서 처음 사용됐다. 요즘은 ‘외부에서 생체로 가해지는 자극으로 인해 내적 평형이 깨져 생체 내에 장애가 생겨나는 상태’란 뜻으로 의학에서 더 많이 쓴다.

사람들은 각자의 용수철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의 용수철은 약해서 아주 작은 힘에도 쉽게 비틀어져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으나 어떤 사람의 용수철은 아주 굵고 강해서 어지간한 힘에도 비틀어지지 않고 원형을 잘 유지할 수 있다. 사람마다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자극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느냐, 작용하지 않느냐 하는 것은 개인에 따라 다르며 훈련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외부의 자극이 뇌에 가해져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되면 뇌는 이 스트레스에 대항해서 적절한 일련의 방어체제를 발동하게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지속될 때는 신경정신 기능의 장애가 올 뿐만 아니라 면역계의 핵심을 이루는 T와 B 임파구의 기능이 모두 떨어져 감염이나 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한다.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은 두 가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 먼저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예를 들면 공부나 숙제는 의무가 아니라 내가 택한 권리이며 나의 앞길을 밝게 열어주고 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는 긍정적 자세를 갖는 것이 좋다.

또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느냐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 많은 양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방어할 수 없게 되어 병에 걸린다. 또 적은 양의 스트레스라도 쌓아두면 커져서 병이 되기 때문에 즉시 해소하도록 노력한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공부나 숙제를 미뤄서 스트레스를 받게 하기보다는 그 날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때 부모는 보조자 역할만 해야지 강제로 공부를 주도해서는 안된다.

서유헌 (서울대의대교수·한국뇌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