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할 뿐입니다. 해결책은 단 하나.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하루빨리 유럽으로 내보내 실전 경험을 쌓게 해야 합니다.”
골드컵국제축구대회에서 예선탈락한 뒤 귀국한 한국축구대표팀 허정무감독은 21일 “우리축구 수준은 아직 멀었다”며 현 대표팀의 문제점을 토로했다.
-골드컵대회 한국 경기를 평가한다면….
“캐나다전의 경우 상대가 밀집 수비로 비기기 작전을 펼쳤는데 뚫기에 역부족이었다. 상대가 대부분 유럽에서 활약하는 베테랑 선수들이었는데다 우리가 브라질처럼 정교한 개인기로 틈을 파고들만한 실력을 갖춘 것도 아니었다. 우리 선수중 일부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코스타리카전은 후반 체력이 저하돼 어쩔 수 없었다.”
-월드컵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단기적인 전력 상승책은 없나.
“선수들을 유럽에 보내는 방법 외에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 우리 현실상 대표팀에서 프로 선수들을 묶어놓고 훈련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남은 선수들은 부단히 큰 경기에 출전시켜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조직력은 어느 정도 강화시킬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루아침에 안된다. 조직력은 기본기가 갖춰져야 하는 것인데 대표 선수들을 데리고 기본기부터 가르칠 수는 없지 않은가. 반복훈련도 대표팀에 항상 묶어둬야 가능한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외국인지도자를 기술고문 등으로 영입하는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대표팀 소집 기간도 짧은데 기술고문이 온다고 무엇을 할 수 있겠나. 정 못미더우면 차라리 대표팀을 외국인 감독에게 맡겨 보는게 나을 것이다.”
-올림픽과 국가대표팀을 모두 맡고있어 무척 바쁠텐데….
“솔직히 그렇다. 그러나 대표팀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 다만 앞서도 말했듯이 못믿겠다면 외국인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기는게 낫다.”
-과연 객관적으로 우리 축구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밖에서 더 잘안다. 축구에 관한 한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냉정하게 우리를 평가해야 한다.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향후 대표팀 운영방안은….
“4월5일부터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전에는 올림픽팀 위주로 구성할 계획이며 4월26일 열리는 한일전에는 대표팀을 재소집해 최상의 전력을 갖출 계획이다. 단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없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대표팀 세대교체를 이뤄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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