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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세계 3대 바리톤 흐보로스토프스키 내한공연

입력 | 2000-02-23 19:12:00


90년대 ‘빅 3’ 테너를 비롯한 수많은 성악가들이 한국을 다녀갔다. 그러나 97년 3월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러시아의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의 독창회와 같이 열기에 휩싸인 공연은 달리 기억나지 않는다.

태양빛 뜨거움에 휩싸인 흐보로스토프스키의 음성은 거대한 볼륨으로 객석의 구석구석까지 뒤흔들어 놓았고, 체구 큰 젊은 바리톤과 베이스들은 객석에 앉아 “내가 노래공부를 계속하는 게 의미가 있나…”라며 한숨짓기도 했다. 가사에 단단히 밀착해 적확한 표현을 이끌어 내는 그의 시적 감수성은 ‘오페라 스타일의 큰 볼륨’을 싫어하는 가곡 팬들까지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내달 14일 두번째 내한 공연▼

토머스 햄프슨, 브라인 터펠과 함께 세계 3대 바리톤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가 3년만에 두 번째 서울 무대를 갖는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 등에서 활동한 소프라노 박미혜(경희대 교수)와 호흡을 맞추는 듀오무대다. 3월 14일 7시반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흐보로스토프스키는 57년 시베리아의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출생, 89년 영국 카디프 성악콩쿠르에서 브라인 터펠을 제치고 우승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됐다. 필립스 레이블로 러시아 민요집, 가곡집,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집 등을 발매해 매번 뜨거운 반응을 일으켜 음반그룹 유니버설의 ‘달러 박스’로 통한다.

▼소프라노 박미혜씨와 앙상블▼

러시아 가곡을 주로 선보인 97년 내한 공연과 달리 올해 무대에서는 모차르트 오페라 ‘돈 지오반니’ 중 ‘샴페인의 노래’, 베르디 ‘리골레토’ 중 ‘이 사악한 가신들아’ 등 이탈리아 오페라의 아리아들을 노래한다. 박미혜는 모차르트 ‘마술 피리’ 중 ‘아 나는 느끼네’ 등을 부른다. ‘돈 지오반니’ 중 ‘손에 손을 잡고’ 등은 듀엣으로 수놓아진다. 섬세하고 가녀린 표정과 투명한 음색의 박미혜가 흐보로스토프스키와 어떤 색깔의 앙상블을 이룰지 관심거리다. 02-598-8277 (크레디아)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