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雪)갈증’이 드디어 가셨다. 이제 더 이상 눈으로 인한 조갈은 없을 터이다. ‘캐나디안로키’(캐나다의 로키산맥) 에서 보낸 사흘 밤과 낮. 눈에 파묻혀 보낸 꿈같은 시간이다. 캐나다 앨버타주 밴프국립공원 내스키장과 산간마을 밴프를 소개한다.》
사진으로만 보던, 말로만 듣던 캐나디안로키. 그 한가운데 해발 2000∼3000m 높이의 준봉에 갇힌 산간마을 밴프(해발고도 1,384m)에 도착했다. 주변은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1885년 지정)인 밴프국립공원. 마을의 건물은 3층을 넘지 않고 주민도 8000명을 넘지 않는다. 철저한 통제 때문이다. 덕분에 아담하고 고풍이 느껴진다. 흰 눈에 덮여 온통 은세계를 이룬 모습이 동화속 마을 모습 그대로다.
1년에 900만명이 찾는 캐나디안로키관광의 중심지인 이 마을. 붐비는 한여름과 달리 겨울에는 한적하다. 그리고 스키어의 낙원이 된다. 레이크루이스 선샤인빌리지 노르케이 …. 자동차로 15분∼1시간반 이내에 이런 세계 최고수준의 스키장이 즐비하다.
캐나디안로키 스키잉의 매력이라면 역시 수려한 산경. 4억5000만년∼1만2000년전 빙하에 침식된 고봉, 그 사이의 호수, 그리고 산을 뒤덮은 울창한 침엽수림이 빚는 설경…. 누구든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이곳 스키장에 가면 높고 넓은 설원에 놀란다. 대개 산 2,3개에 걸쳐 있고 표고차(베이스∼리프트하차 최고지점)도 1000m내외(한국스키장은 400∼700m)다. 산이 높으면 능선도 길게 마련. 이름 붙인 스키트레일(길)만 100개를 오르내리는데 긴 것은 8㎞나 된다. 눈도 많아 겨우내 10m씩 쌓인다. 파우더스노(밀가루처럼 날리는 눈) 스키잉은 기본이다. 시즌은 11월말∼5월말.
밴프의 밤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스키장에는 야간스키가 있지만 밴프에는 ‘애프터스키(Afterski)’가 있다. 밴프온천과 ‘와일드빌즈’바(www.wbsaloon.com), 그리고 늘 성탄전야 분위기가 느껴지는 밴프거리에서 밤늦도록 즐기는 스키잉후의 휴식이 그것. 수은주가 영하 27도까지 곤두박질한 겨울밤, 영상 35도의 따끈한 야외온천풀에는 수영복 차림의 스키어가 드문드문 앉아 있다. 물에 젖은 머리카락은 금방 얼어 붙어 고드름이 된다. 하늘의 별을 세며 고드름 머리카락을 부수며 보내는 밴프의 밤. 꿈이 아니다.
summer@donga.com
▼정보 구하기▼
△캐나다관광청서울사무소〓02-3455-6063△웹사이트〓www.discoveralberta.com
▼여행 떠나기▼
▽스키 △스키익스프레스〓스키전문 박경숙여행사(www.skiexpress.com)의 FIT패키지. 5박6일(142만∼149만원)부터. 밴프의 호텔에서 묵으며 레이크루이스 선샤인빌리지 노르케이에서 스키를 즐긴다. 02-3785-0127 △스키 인 캐나다〓9개 여행사가 공동개발한 6박7일 패키지. 휘슬러블랙콤(밴쿠버)과 밴프에서 스키를 즐긴다. 179만원. 박경숙여행사(3785-0127) 푸른여행사(555-9002)
▽허니문 △밴쿠버 캘거리 밴프 코스〓밴프는 일본허니문커플에게 인기있는 신혼여행지로 아직 한국인신혼여행자는 드문 편. 5박6일 일정(출발 화 목 일요일). 로키의 봄이 시작되는 5월말부터는 4박5일 일정(출발 매일)도 가능해질 전망. 문의 캐나다관광청서울사무소.
▼밴프의 양대 스키장▼
아직도 한밤중처럼 깜깜한 오전 6시반. 그러나 밴프시내 호텔 현관앞은 분주하다. 스키장행 셔틀버스를 타려는 스키어들 때문이다. 밴프에 묵는 스키어들은 모두가 이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레이크루이스]
캐나디안로키 최초의 스키장. 캐나디안로키의 650여개 호수중 최고로 치는 동명의 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화이트혼산(해발 2,672m)에 있다. 산의 전면(남사면)과 후면, 그리고 이웃한 산(라치지역) 등 3개로 나뉘는데 다 돌아보는 데 꼬박 이틀은 걸리는 대규모. 후면의 정상 아래 눈덮인 절벽에서 점프턴으로 내려오는 익스트림스키어도 간혹 볼 수 있다. 눈을 다지지 않은 딥스노 트레일도 많아 파우더스노를 즐기기에 좋다. 라치지역 계곡의 통나무쉼터 템플로지(해발 2,015m)는 1936년 건설된 최초의 스키하우스. 스키베이스의 통나무 스키하우스 2채 중 하나(위스키잭로지)는 통나무집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건물이다. 자원봉사 가이드인 ‘스키프렌드’가 함께 스키를 타며 스키장 곳곳을 안내해준다.www.skilouise.com
[선샤인빌리지]
캐나디안로키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스키장(평균 10m)으로 전세계에 몇 안되는 순자연설 스키장. 고트아이, 룩아웃 두 산에 걸쳐 있는데 여기가 바로 북미대륙의 분수령(동서로 흐르는 강의 발원지)인 ‘그레이트 디바이드’다. 룩아웃산은 ‘전망대’라는 이름처럼 ‘아시니보인’이라는 멋진 암봉을 감상할 수 있는 산. 스키장 이름은 수목생장한계선보다 해발고도가 높아 나무가 없는 설산이 햇빛을 반사하며 반짝이는 모습을 따서 붙인 것으로 자체 설경도 그만이다. 중간베이스(해발 2,195m)에 있는 호텔 ‘선샤인인’은 현관에서 스키를 신고 벗는 흔치 않은 ‘스키인 스키아웃’ 호텔. www.skibanfflakelouise.com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