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둘이 요리책을 냈다. 인터넷 사이트 ‘아빠는 요리사’(www.webage.co.kr/cook)의 ‘평범한 아빠들’ 권용석(42) 김진석씨(41)가 펴낸 ‘남자는 요리중’(김영사).
“‘아빠는 요리사’사이트에 소개된 수많은 요리 중에서 가장 쉽고 가장 유용하게 해먹을 수 있는 것만을 골라 뽑았습니다. 책이름이 ‘남자는 요리중’으로 바뀐 것은 아빠 뿐 아니라 독신 신혼 맞벌이 공처가 애처가 등 모든 남자들이 요리를 해야하는 시대로 달라졌기 때문이죠.”
권씨의 말에 김씨도 “이제 요리는 여자 혹은 남자의 일이라 단정할 수 없는 분야가 됐다”며 “요리를 처음 하거나 아무리 해도 맛이 안난다고 생각하는 초보주부와 남자 요리치(痴)를 위한 요리입문서”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들이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 직장(대한항공)의 동료로 같은 동네(일산신도시)에 살게 되면서. 이들을 포함해 4명의 가족이 자주 모였는데 돈드는 외식을 피해 한집씩 돌아가며 음식을 장만하기로 했다. 처음엔 ‘아내에게 미안해서’ 장보기나 잔심부름을 거들던 남편들이 어느덧 요리 재미에 흠뻑 빠져 경쟁적으로 ‘일급요리’를 만들어 냈던 것.
이들의 노하우는 1998년 11월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됐고 방문자들도 자신들이 특별하게 개발한 요리비법을 앞다퉈 올려놓았다.
흔하디 흔한 바나나를 기발한 아이디어로 재탄생시킨 ‘쿨 바나나’‘핫 바나나’와 김치볶음밥과 피자를 결합시킨 ‘김치볶음밥 피자’, 시중의 국시장국으로 10분만에 만드는 ‘일식 달걀덮밥’이 대표적. 냉장고에 남아있는 재료로 재밌고 맛있게 상을 차릴 수 있는 비법들이 넘쳐난다.
“주부들이 집에서 요리하듯 재료의 양도 거의 생략했습니다. 요리란 결국 손끝에서 경험을 통해 익히는 게 아닌가요?”(권씨)
“그렇지만 역시 음식은 순서와 손맛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아무리 간편하게 만들더라도 ‘정성 한방울’은 들어가야 한답니다.”(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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