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24일 변호사회관에서 '개정선거법, 개선인가 개악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개정선거법의 문제점과 올바른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민변 소속 변호사 뿐만 아니라 학자, 여야 3당 관계자,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등이 모여 첨예한 이견 대립을 보였다.
먼저 기조발제를 맡은 황승화 변호사(민변, 국민의 참정권 회복을 위한 법률지원단 소속)는 개정선거법의 문제점으로 △사전선거운동 일체 금지 △국민의 알권리 침해 △선거운동의 자유 제한 △신인 및 무소속후보에 불리 △개정과정의 비민주성 등을 언급했다.
이어 시민사회단체의 선거참여를 위한 대안으로 △낙천-낙선운동을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거나 시민단체의 공익적 선거참여는 사전선거운동의 제한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 △시민단체의 대 유권자 운동에 대해 선거법상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참석한 손호철 교수(서강대 정치학)는 "개정선거법은 시민단체와 국민의 참정권을 제한함으로써 발전하는 시대에 따라가지 못했다"며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안홍 한나라당 기조국 부국장은 "시민단체가 원하는 선거운동 방식은 선거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후보들이 시민단체를 만들어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등 악용될 소지가 많다"고 지적하고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은 합법적인 선에서 행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군 민주당 원내총무실장 역시 "세부 선거운동방법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모든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것은 무리지만 전향적 검토를 고려하고 있다"고 당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오경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홍보관리관은 개정선거법에서 허용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에 대해 "기자회견이나 PC통신을 통한 의사표시는 허용되나 집회, 서명 날인운동, 현수막, 인쇄물 배포 등을 통한 유권자상대 운동은 명백한 사전선거운동"이라며 선관위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총선연대의 활동에 대해 개정선거법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것.
결국 이날 토론회는 시민단체, 정당, 선관위의 상이한 입장을 다시금 확인시켜줌으로써 앞으로 총선연대의 활동을 두고 심한 마찰이 일 것을 예고했다.
김경희kik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