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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의 일본패션엿보기]비디오게임의 벨트패션

입력 | 2000-02-27 19:21:00


재미있는 패션이 나오는 일본의 비디오게임이 있다. 제목은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Tales of Destiny)’. 하늘과 땅의 두 세계가 싸운다는 기발한 내용만큼이나 패션도 창의적이면서 오락적이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별에 정체모를 혜성이 부딪쳐 전인류의 절반 이상이 죽는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 별을 버리고 우주에 새로운 도시를 만들기로 한다.

그러나 우주 도시로 이주할 수 있는 사람들은 특별히 뽑힌 사람들 뿐이다. 게다가 이 도시에 살게된 사람들은 스스로 ‘천상인’이라 부르면서 지상의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려고 한다. 결국 지상과 천상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고 지상군은 강력한 에너지인 ‘렌즈’로 무기를 만들어 천상군을 무찌른다는 내용이다.

이 게임에서 등장인물이 입고 나오는 의상의 특징은 ‘벨트 패션’이다. 허리에 맨 벨트 뿐만이 아니라 팔이나 다리에도 벨트 장식을 하고 있다.

18세 소녀 루티의 벨트 패션(사진)은 특히 멋쟁이 감각이다. 벨트 모양의 검정 브라톱과 핫팬츠차림으로, 허리에는 빨간색 벨트를 느슨하게 둘렀다.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검정색 긴 양말의 벨트 장식도 인상적이다. 목에 딱붙는 목걸이인 쵸커도 벨트 모양으로 꾸며 코디네이트를 완성시켰다.

스텐은 이 게임의 주인공으로 루티의 연인이다. 깃과 소매가 강조된 그의 의상 역시 벨트 패션이다. 팔뚝과 바지의 옆부분, 장갑과 부츠에도 벨트 장식은 빠지지 않는다. 노란 머리와 보라색 보석장식이 차림새를 더욱 화려하게 만들고 있다.

옷이 생기기 이전부터 인간이 몸에 둘렀던 벨트는 옷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능히 의상의 중요한 테마가 될 수 있는 모양이다.

김유리 (패션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