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세포와 극소형 전자회로를 결합시킨 ‘생체칩(bionic chip)’이 미국 버클리대 보리스 루비스키 교수팀에 의해 개발됐다고 미 ABC방송 등이 25일 전했다.
연구팀이 생명공학 전문지 바이오메디컬 마이크로디바이시즈 2월호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머리카락보다 가늘고 작은 생체칩을 인체 특정부위에 이식한 뒤 컴퓨터를 통해 전기 충격을 가해 이식부위 세포활동을 조절할 수 있다.
▼ 시청각장애 기능회복 기대 ▼
생체칩은 세포막의 구멍(세포공)이 일정한 전자신호를 받으면 열리는 원리를 이용한 것. 특히 시각 또는 청각 장애인의 망막과 고막 세포에 이같은 생체칩을 부착해 전자신호를 보내면 기능을 잃은 시각 및 청력 신경세포의 기능을 일부 회복시킬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컴퓨터와 생명공학이 결합된 생체공학에서 가장 획기적인 개발로 평가하고 있다. 신경세포는 재생이 불가능해 일단 기능을 상실하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연구팀은 나아가 생체칩을 대량 생산해 손상된 인체 부위의 세포를 대체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 '600만달러 사나이' 탄생할수도 ▼
이렇게 될 경우 신체 일부기능을 전자장비 등이 대신하는 ‘600만달러의 사나이’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외신은 표현했다.
또 세포공 여닫기를 정교하게 조절해 약품이나 유전자(DNA)를 주입할 수도 있어 유전공학 분야에서도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암세포에만 항암제를 투여하는 경우 부작용을 줄이면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인체에 주입한 약품이나 DNA가 목표로 하는 세포에 도달하지 못해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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