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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퍼시픽-싱가포르 텔레콤 '케이블' 인수전 가열

입력 | 2000-02-28 08:26:00


인터넷과 관련한 ‘기업 빅딜’의 열풍은 홍콩도 예외가 아니다. 홍콩의 인터넷 회사인 ‘퍼시픽 센추리 사이버웍스’사(이하 퍼시픽사)가 최근 현지 통신 회사인 ‘케이블 앤 와이어리스 HKT’사(이하 케이블사) 인수전에 나서 홍콩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퍼시픽사는 싱가포르의 ‘싱가포르 텔레콤’이 케이블사와 빅딜 거래를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그 사이에 뛰어들었다. 퍼시픽사와 케이블사의 가치는 각각 310억 달러(약 37조원)와 300억 달러(약 36조원)로 둘의 합병이 이뤄지면 73조원이라는 홍콩 최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홍콩 재계를 특히 놀라게 한 것은 퍼시픽사의 무모함. 이 회사는 아직 이윤을 내지 못하는데다 핵심 사업도 뚜렷하지 않다. 홍콩에서는 이를 두고 “타임워너를 합병한 미국의 아메리카 온 라인(AOL)보다 더 뻔뻔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증권분석가인 데이비드 웹은 이에대해 “퍼시픽사의 자산가치는 75억 달러(약 9조원)에 불과한데도 인터넷의 미래에 대한 무조건적인 도취증 때문에 310억 달러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퍼시픽사는 두 달 이내에 위성을 통한 쌍방향 케이블 TV와 광대역 서비스 등을 시도할 계획이다.

93년 설립된 퍼시픽사의 사장은 33세의 청년 사장 리처드 리. 홍콩 재계의 전설적인 거물인 리카싱의 아들이다.

케이블사를 둘러싼 인수전은 퍼시픽사가 유리할 전망. 홍콩과 중국대륙 당국이 홍콩의 통신회사가 싱가포르 회사로 넘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데다 사주가 북경 정계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