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분야에서 걸출한 유대인으로 아인슈타인을 들 수 있다면, 미술에서는 마르크 샤갈을 들 수 있다. 독실한 유대교 집안의 아들로 러시아에서 태어난 샤갈은 ‘나와 마을’ 등 정신적인 그림과 내면을 감동시키는 시적인 작품들을 그려 20세기의 중요한 작가가 되었다.
유대인들은 1948년 이스라엘을 세웠다. 전세계에서 활동하며 많은 인물을 배출했던 유대인들은 이제 이스라엘에 모여 살고 있다. 이들은 어떤 생각과 감수성을 지니고 있을까?
판화를 통해 이스라엘 현대 미술을 친근하게 소개하기 위한 ‘이스라엘 현대 미술 판화전’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성곡미술관에서 29일부터 4월13일까지 열린다. 예루살렘 판화공방, 성곡미술관, 동아일보의 공동주최. 02-737-8643
▼ 작가 16명 참여 78점 전시 ▼
성곡미술관 공근혜 큐레이터는 “이스라엘 작가들의 작품에는 다양성이 두드러진다”면서 이스라엘에서는 주도적인 미술 흐름이 있다기보다 개별 작가들이 저마다의 개성적인 작품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특징”이라고 말한다. 이스라엘인들은 전통적으로 활발한 국제활동을 펼쳐 폭넓은 시야를 갖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각자 제 나름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씨의 설명이다.
쇼쉬 코르모쉬, 예히엘 셰미, 디나 카하나 갤레, 즈비 톨고브스키 등 작가 16명의 작품 78점이 전시된다.
코르모쉬는 잎사귀를 소재로 한 사진작업을 해왔으며, 셰미는 쇳조각을 이용해 웅장한 야외조각을 발표해왔다. 갤레는 물결 또는 물방울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표현한 설치작품을 발표해왔고, 톨고브스키는 신문지나 잡지 등을 오려붙인 콜라쥬 작품을 만들어왔다.
▼ 발표작품들 판화로 재구성 ▼
풍경과 인물 등 전통적인 소재에서부터 정치적인 풍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유화 사진 조각 등 표현매체도 다양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들이 그동안 발표했던 작품들을 판화로 재구성해 보여준다. 갤레의 설치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물방울 이미지를 담은 판화, 셰미의 철 조각 형태를 묘사한 판화, 코르모쉬의 사진 속에 등장하는 잎사귀를 표현한 판화 등이다. 판화로 재구성해보는 이스라엘 현대 미술전이다.
이 판화들은 작가들과 판화제작자가 함께 모여 ‘예루살렘 판화공방’에서 만들었다. ‘예루살렘 판화공방’은 판화를 통해 이스라엘 미술품을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에서 세워진 비영리단체이다.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