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원로 배우 커크 더글러스(83)가 최근 경사를 맞았다고 미 ABC 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뇌졸중에 따른 언어 장애를 이겨낸 데 이어 미 캘리포니아주의 한 고교가 그의 이름을 교명으로 채택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샌 페르난도 밸리의 웨스트 그라나다 고교는 2만5000달러(약 2800만원)의 발전기금을 그가 낸 것을 기념해 교명을 ‘커크 더글러스 고교’로 바꾸기로 했다. 더글러스는 자선기금을 운영하며 학교와 자선단체를 돕고 있다.
더글러스는 1991년 헬리콥터 사고로 크게 다쳐 이후 여러차례 수술을 받았다. 96년에는 뇌졸중으로 쓰러졌으며 언어 기능을 일부 상실하는 고난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불굴의 의지로 알파벳 발음부터 다시 익히는 각고의 노력을 거듭한 끝에 이제는 예전처럼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에는 존 F 케네디, 로버트 케네디, 윈스턴 처칠, 해리 트루먼 같은 정치인과 작가 존 스타인벡, 이민자 운동가 시저 차베스, 종군기자 에드워드 머로 등의 이름을 딴 학교는 많지만 연예인의 이름을 교명으로 채택한 학교는 극히 드물다.
더글러스는 ‘스파르타쿠스’ ‘영광의 길’ ‘챔피온’ 등 영화에서 중후한 성격의 배역을 맡았다. 뇌쇄적인 관능미를 갖춘 영국의 여배우 캐서린 제타 존스와 결혼하기로 한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는 그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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