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요청으로 증권거래소가 추진중인 주식옵션매매제도 도입이 ‘시기상조’를 내세운 재정경제부의 반대로 지연되고 있다.
주식옵션매매란 삼성전자와 한국통신공사 등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장차 살 수 있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파생금융상품. 즉 요즘처럼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주의 주가가 떨어질 때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손절매를 막아 종합주가지수의 급등락을 방어하고 장기보유 투자자들을 늘리는 효과가 높다고 인정되는 상품이다.
▽도입은 가능한가〓거래소는 △유동주식 2000만주이상 △소액주주 2만명이상 △연간 매매량 2500만주이상인 종목으로 주식옵션거래를 하도록 준비를 마쳤다.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하는 종목은 삼성전자 한국통신공사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주식수가 833만주로 적어 액면분할이나 유무상증자 등이 필요하다. 거래소측은 주식옵션이 도입되면 5년내에 30개 종목으로 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들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대상으로 매매 시뮬레이션까지 실시해봤다”라며 “거래 개시가 결정되면 각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주문을 받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만 설치하면 된다”고 말했다.
▽주식옵션의 이점〓개인과 외국인투자자들의 개별 종목 투자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다. 특히 우량 블루칩에 집중투자하는 외국인에게는 좋은 위험회피 수단이 된다. 기존의 지수선물과 옵션은 주로 기관투자가의 위험관리로 기능이 제한되고 있다.
예컨대 평가손실중인 장기보유 종목의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현 주가보다 높은 가격(권리행사가격)에 콜옵션을 매도하면 된다. 주가가 권리행사가격과 매입가 사이에 있으면 현물만 보유하고 있을 때보다 손실이 크게 줄어드는 것.
또 주식옵션은 적은 돈으로도 투자할 수 있고 현물과 옵션간의 연계거래로 증시 활성화 효과가 큰데다 옵션가격으로 해당 종목의 미래가격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것. 증권업계에서는 “주식옵션은 국내 증시의 마지막 대형상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가 도입 늦춰〓재정경제부 이종구금융정책국장은 “국내 투자자들은 투기성향이 강해 주식옵션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도입하면 투자위험 회피보다는 투기목적의 옵션거래가 많아진다는 것.
이에대해 증권업계는 이에 대해 파생금융상품을 놓치지 않으려는 증권거래소와 이를 차지하려는 부산 선물거래소간의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정부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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