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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통신4인방 '게걸음' 이유있네

입력 | 2000-03-01 20:17:00


‘한통프리텔 한통하이텔 한솔엠닷컴 하나로통신.’

지난해말 코스닥 활황세의 주역이었던 대형 정보통신기업이지만 올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주가도 게걸음을 하고 있다.

코스닥 투자비중의 90%를 차지하는 개인들의 매수세가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중소형주로 옮겨가면서 수급이 깨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지만 나름대로의 속사정이 있다.

▽한솔엠닷컴〓그동안 증시에서는 IMT-2000사업자로 한국통신-한통프리텔. SK텔레콤-신세기통신, 데이콤-LG텔레콤 등 3개 컨소시엄이 선정될 것으로 보고 한솔M.com의 인수합병(M&A)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즉 한솔을 인수하는 컨소시엄이 향후 IMT-2000 서비스의 강자로 부상하리라는 점 때문에 한솔의 몸값이 올라간 것.

하지만 IMT-2000 주파수 대역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사업자를 4∼5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솔의 M&A 가치는 크게 낮아졌다. 사업자가 늘어나면 한솔이 독자서비스를 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기존 3개 컨소시엄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것으로 보기 때문. 이에 따라 주가는 3만원대로 추락했다.

▽하나로통신〓한국통신이 초고속인터넷접속 서비스인 ADSL 서비스에 뛰어들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자 하나로통신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

대우증권 전병서 연구위원은 “기존 전화선을 이용하는 한국통신과 달리 하나로통신은 새로 망을 깔아야 하기 때문에 시설투자 비용이 수조원에 달한다”며 “흑자전환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주가상승을 가로막는 다른 요인은 자본금 1조2000억원에 주식수 2억4000만주로 덩치가 너무 커 주가 움직임이 둔하다는 점. 하나로통신의 ADSL 경쟁력이 한국통신에 비해 떨어진다면 자금력이 뛰어난 기업에 인수돼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덩치가 너무 커 M&A 가치가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증권 박경원 애널리스트는 “한국통신보다 ADSL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다는 선점효과를 인정해 3월부터는 6개월내 목표가격을 3만원으로 제시해 매수추천할 계획”이라고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한통프리텔 및 한통하이텔〓한통프리텔은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요금인하를 추진하자 직격탄을 맞았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SK텔레콤은 요금인하가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나머지 후발업체는 흑자전환이 어려워진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한통하이텔은 대부분의 코스닥기업과는 달리 거래소시장 내에 데이콤이라는 명백한 비교대상이 있다. 한통하이텔은 PC통신서비스 분야 2위, 데이콤은 1위. 마이다스에셋 박광수 주식운용팀장은 “데이콤 주가가 30만원대에서 횡보하기 때문에 한통하이텔도 추가상승이 어려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연구위원은 “한국통신이 자회사인 한통하이텔과는 별도로 인터넷 사업을 할 의사를 비추는 등 관계정립이 불투명한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