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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관계 클리닉]이직잦아 생활 불안정?

입력 | 2000-03-02 19:57:00


▼문 ▼

30대 초반의 남성입니다. 저는 어떤 일을 시작하는 데는 열심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끝맺은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직장도 여러번 옮겼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일자리가 매력적으로 여겨져 열렬히 뛰어들지만 곧 싫증을 내고 그만둘 구실을 찾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생활이 불안정하고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나 자신이 혐오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답 ▼

지금 어떤 심정일지 이해가 됩니다. 아마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비참하고 한탄스러운 기분에 빠져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밑바닥 상황에서 마침내 벗어나고 싶다는 자각에 이르렀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일구월심이란 말이 있습니다. 날이 오래고 달이 깊어져 마침내 뜻하는 바를 이룬다는 뜻입니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이런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격적으로 도무지 일구월심과는 거리가 먼 사람도 많습니다. 그들은 한가지 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성격 탓에 두서 없이 이 일 저 일에 뛰어들곤 합니다. 때로는 놀라운 재능과 지식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찮은 삶에 머무르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물론 타고난 성격에서 연유합니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의 삶 자체가 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더 고질적인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그것을 아름답고 능숙하게 꿰는 방법을 익히고 훈련하지 않는 이상 보배로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우리의 일, 우리의 삶도 보배로운 것이 되기를 원한다면 마찬가지로 학습과 훈련과정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깨닫고 일구월심의 마음을 가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상태에 도달하리라 믿습니다.

양창순(양창순신경정신과 원장) www.mind-op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