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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침]이담호교수/첼로 선율에 젖어 하루 출발

입력 | 2000-03-03 19:17:00


나의 아침은 첼로와 함께 시작된다. 아침 6시. 수술을 집도한 다음 날이면 피곤한 몸이지만 잠깐이라도 첼로 연습을 하기 위해 벌떡 일어난다. 첼로의 활을 움직이다 보면 어느덧 머리가 맑아지고 나만의 세계에 빠지게 된다.

내가 아침 첼로 연습에 빠져든 것은 지난해 9월 초부터. 36세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한 나는 결혼 전까지는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바이올린을 전공해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 아내와 취미생활을 같이 하기 위해 함께 음악회도 다니고 음반도 고르면서 어느새 클래식 음악에 빠지게 됐고 첼로도 배우게 됐다.

차 안에는 유행가 테이프가 사라지고 클래식 테이프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특히 첼로의 묵직한 선율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물론 첼로를 배우기는 쉽지 않았다. 요즘도 일요일마다 레슨을 받는데 기본을 중시하는 레슨 강사의 지시에 따라 4개월 동안 활로 첼로 줄을 그어 소리를 내는 연습만 해야 했다. 음정과 화음을 본격적으로 연습한 것은 올해 초부터였다.

나의 꿈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아내, 플루트를 배우고 있는 조카와 함께 3중주로 연주하는 것. 그날을 위해 오늘도 아침마다 바쁜 시간을 쪼개 활을 잡는다.

이담호(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안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