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부통령과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는 모두 명문가 출신이다. 나이는 부시가 54세로 고어보다 두 살 많다.
고어의 아버지는 테네시주 출신 상원의원이었고 부시의 할아버지는 상원의원, 아버지는 잘 알려진 대로 대통령을 지냈다.
두 사람은 미국 사학의 최대 명문 하버드(고어)와 예일대(부시) 출신이어서 미국을 대표하는 엘리트로서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성장과정은 달랐다. 워싱턴DC에서 고교를 졸업한 고어는 학구적이었고 모든 면에서 진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석유업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텍사스에서 자라난 부시는 활달하고 낙천적이며 노는 것을 즐겼다는 평이다.
이 같은 성향차이대로 고어는 1960년대말 당시 대학 캠퍼스의 반전 분위기와는 달리 베트남전에 참전하는 결단을 내렸다. 반전주의자였던 아버지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일부러 자원했다는 얘기까지 있다. 잠시 신문기자로 일했으며 밴더빌트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반면 부시는 텍사스 경비대의 공군 조종사로 근무하면서 주말에는 여자들과 즐겼다. 공군 조종사로 자원입대하는 과정에서 집안의 영향력을 이용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석유업에 손댔다가 실패하는 등 40세가 될 때까지 특별한 직업이 없었지만 친구는 많았다고 한다.
두 사람의 이 같은 성격차는 선거유세에도 반영돼 외향적인 부시는 사람들에게 쉽게 친근감을 주지만 고어는 최근까지 딱딱한 이미지 때문에 고전했다. 반면 부시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까지 다녀 ‘가방 끈은 고어보다 길지만’ 실제로는 그의 지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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