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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신들린 이적 트리오 '타도 LG' 숙원 풀다

입력 | 2000-03-05 21:15:00


4일 LG정유의 10년 철옹성을 깨고 배구 슈퍼리그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현대건설의 정상등극은 구민정 장소연 강혜미 ‘외인 부대 3인방’과 ‘살림꾼’ 이명희, 그리고 ‘겁 없는 새내기’ 한유미와 박선미의 완벽한 조화가 이뤄낸 ‘작품’이었다.

이들은 친화와 자신감을 강조한 유화석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10년만의 대사건’을 연출해냈다.

한일합섬 출신의 구민정과 SK출신의 장소연 강혜미는 모두 소속팀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은 불운의 스타들. 그러나 국가대표팀의 주축인 이들이 98년부터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춘 덕에 현대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고 이들 역시 첫 슈퍼리그 우승의 감격을 맛볼 수 있었다.

최우수선수에 오른 구민정은 올해 경희대 스포츠지도학과에 입학하는 경사까지 겹쳐 기쁨이 더했다. 91년 군산여고를 졸업하고 한일합섬에 입단한 뒤 5번째 슈퍼리그 결승 도전 끝에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동갑내기 강혜미와 장소연은 경남여고 시절부터 10년째 세터와 센터로 콤비 플레이를 펼쳐온 사이. 역시 SK시절인 97,98년과 현대 소속이던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정상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물러서다 ‘3전4기’에 성공했다.

여기에 부상에서 재기한 이명희의 활약도 현대건설의 약진에 큰 몫을 했다. 왼쪽 발목 피로골절로 98년부터 1년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 지난해부터 출전하기 시작한 이명희는 완전하지 않은 몸이었지만 “슈퍼리그가 끝난 뒤 쉬겠다”며 전 경기에 출전해 공수에 걸쳐 발군의 활약을 했다.

한편 올 고교 졸업반 랭킹 1위로 평가됐던 신인 박선미가 현대건설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라이트 자리를 강점으로 만들었고 안은영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겼던 레프트 한 자리도 한유미가 새내기답지 않게 펄펄 날며 거뜬히 메웠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