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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자신감은 두뇌에 활력준다

입력 | 2000-03-06 18:15:00


아이들이 공부를 잘못하거나 실수를 할 때마다 부모가 약점을 드러내놓고 심하게 야단을 치게 되면 스스로 ‘나는 머리가 나쁘다’‘나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아이들은 공부에 더욱 소극적이 되고 자기 자신을 비판하며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결점을 강조하게 돼 스트레스가 쌓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뇌의 회로 사이에 매듭이 잘 풀리지 않게 되고 원활한 흐름에 장애가 나타난다. 또한 잘되지 않던 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일의 성취를 방해하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인간의 뇌는 확고한 자신감이 있을 때 회로가 막힘없이 가장 조화롭게 움직인다. 따라서 아이들이 성공했던 경험을 다시 생각해 보도록 도와주거나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시험을 잘 보던 때, 자랑스러운 일을 해냈을 때, 불행한 여건 속에서 장애를 극복하던 때를 회상시켜 주면서 ‘이번에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하는 것이 뇌에 신선한 활력을 주고 공부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자신의 운명을 피동적으로 남에게 맡기는 것보다 내 자신의 손안에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어려움이나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첩경이다. 실제로 자신감이 강하고 내적 통제력이 높은 사람은 스테로이드 호르몬 분비가 낮고 반대로 낮은 사람은 스테로이드 호르몬 분비가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테로이드 호르몬 분비가 장기간 높아지면 정서가 불안해지거나 면역력이 약화된다.

서유헌(서울대의대교수·한국뇌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