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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선택 2000]부시 뒤엔 '40代 女전사' 있었다

입력 | 2000-03-07 20:06:00


큰 싸움의 뒤편에는 비록 주인공은 아니지만 묵묵히 승리를 위해 힘을 다한 조역들이 있기 마련이다.

미국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다면 카렌 휴즈(43·여)와 샘 와일리(65)는 1등 공신이 될 것이 틀림없다.

부시 진영의 대변인인 휴즈는 까다로운 언론을 상대로 최전선에서 전투를 수행하고 있는 ‘여전사’. 부시가 언론의 접근을 너무 꺼린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휴즈는 신중하면서도 방어적인 전략으로 ‘주인’의 아침과 낮, 그리고 밤을 견고하게 막아내고 있다고 6일 워싱턴포스트지는 전했다. 휴즈는 1980년 부시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의 대선 과정을 취재했던 텍사스TV 방송 기자 출신. 그녀는 84년 텍사스주 공화당 행정국장으로 정치에 입문해 일하다 조지 W 부시가 94년 텍사스주지사 선거에 나설 때 선거 캠프에 합류해 인연을 맺었다.

부시 진영을 취재해 온 기자들은 “휴즈는 영리하고 성실하면서도 매우 날카로운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휴즈는 ‘부시의 분신’으로 일컬어질 만큼 부시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어 그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휴즈는 부시의 자서전을 집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가 11월 선거에서 대통령이 되면 백악관 대변인 자리는 휴즈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공신인 텍사스주 댈러스의 거부 와일리는 엄청난 돈을 무기 삼아 부시의 ‘대통령 이미지’를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6일 와일리가 최근 수년간 전념해온 두 가지 일은 버몬트에 있는 자신의 전력회사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과 부시의 정치적 출세를 후원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30년간 텍사스주 공화당의 후견인 노릇을 해온 와일리는 지난주 부시를 위한 TV광고 비용으로 250만달러를 쾌척했다.

와일리는 부시 전대통령에 이어 부시 주지사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텍사스주 기업인 모임의 수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틴 소재 비영리 단체 TPJ의 그레이그 맥도널드 국장은 “와일리는 부시가 치른 두 번의 주지사 선거를 위해 21만달러를 기부했다”고 말했다.

와일리는 닉슨 행정부 시절 공화당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헌납한 뒤 소수 민족을 위한 연방 기업환경 개선위원회 의장을 맡아 이름이 알려졌다. 석유 사업과 광산업에서 전자상거래 헤지펀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으며 10억달러 정도의 재산가로 알려졌다. 그가 운영중인 ‘매버릭 캐피털’은 자본금이 40억달러로 미국 최대의 헤지펀드 중 하나로 성장했다.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