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시작돼 15일까지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최대 관심사는 현재 73세인 장쩌민(江澤民)주석의 후계구도에 관한 것이다.
2002년 당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 2003년 국가주석의 임기가 일단 끝나기 때문에 후계구도를 준비해두지 않으면 안된다. 장쩌민-리펑(李鵬)-주룽지(朱鎔基)의 삼각구도로 제4세대 지도부를 구성해 버팀목으로 삼으려는 것이 장주석의 구상. 이번에 열리는 전인대가 이런 구상에 제동을 걸지 않을까 하는 점이 최대 관심사다.
중국은 지난해와 올해초 성장급을 비롯한 대규모 지방간부 인사와 군 내부 인사를 단행했다.
중국 최대의 부패 스캔들이 터진 푸젠(福建)성의 신임성장에 ‘태자당’으로 분류되는 시진핑(習近平)이 선임되는 등 7개 성 시의 성장이 바뀌었고, 당위원회 서기들도 다수 교체됐다. 난징(南京) 등 3대 군구 사령관도 바뀌었다. 장주석은 또 미 국가안보회의(NSC)를 본뜬 국가안전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하고 슝광카이(熊光楷)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에게 조직책임을 맡겼다. 지난달 말에는 4대 국유상업은행 은행장을 교체했다.이같은 대규모 인사는 장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에 이어 중국의 새로운 ‘절대권력자’로 등장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장주석은 10년간에 걸친 경제발전 성과를 바탕으로 권력기반을 공고히 해왔다. 이 때문에 “마오쩌둥은 중국을 일어서게 만들었고(站起來), 덩샤오핑은 중국을 부유하게 했으며(富起來), 장쩌민은 중국을 강력하게 만들었다(强起來)”는 말이 나온다.
장주석이 구상하는 제4세대 지도부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을 정점으로 한다. 원자바오(溫家寶) 우방궈(吳邦國) 부총리, 쩡칭훙(曾慶紅) 당중앙조직부장, 리창춘(李長春) 광둥(廣東)성 서기, 시진핑 푸젠성장 등 일부 신진그룹이 핵심. 이들 중 일부는 2002년 제16차 당대회를 전후해 정치국원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견제세력도 만만치 않다.
리펑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군부로 대표되는 보수세력, ‘태자당’을 중심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는 리루이환(李瑞環)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 또 주룽지 총리와 국무원의 테크노크라트들이 장주석의 독주를 견제하고 있다. 지난해 장주석이 리창춘 광둥성서기를 중앙으로 불러들이고 쩡칭훙 당조직부장을 정치국원으로 승진시키려다 실패한 것도 이같은 견제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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