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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라의 미각시대]음식에 담긴 사연들

입력 | 2000-03-09 19:47:00


복잡한 서양음식의 이름도 그 유래와 사연을 알고나서 먹는다면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역사속의 주인공이 된 듯 상상해보는 즐거움도 크다.

서로인 스테이크 (sirloin steak)는 어떻게 나왔을까? 영국 국왕 찰스2세는 비프 스테이크를 너무 좋아해 매일 같이 즐겼다. 어느날 시종에게 “내가 항상 먹는 고기가 어느 부위냐”하고 물었더니 로인(허리살)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로인이라는 부위의 고기가 매일 식사때마다 날 즐겁게 해주니 그 공적에 보답코자 기사 작위를 수여하노라.”

그 이후 로인 앞에 서(sir)가 붙어 서로인 스테이크가 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식용달팽이 요리는 15세기부터 비롯됐다. 당시 대법관이 빈민구제를 위해 영지를 포도밭으로 만들어 농민들에게 포도를 재배하도록 했는데 달팽이가 포도잎을 자꾸 갉아먹자 이를 잡아 먹게 한 것.

초생달처럼 생긴 크로와상은 바게트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 그러나 원래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덴마크로 전해져 프랑스에 정착했다. 1683년 오스트리아 빈을 점령했던 터키군의 침공정보를 알아낸 제빵사가 이 사실을 제보함으로써 터키군을 물리쳤다. 빈 시민들은 제빵사를 기리기 위해 터키 국기에 그려져 있는 초생달 모양의 빵을 만들어 먹게 됐다.

그리 단단하지도, 너무 달지도 않은 누가(nougat)사탕은 어느나라 말일까? 정답은 프랑스. 너무 맛있어서 “그것이 우리들을 망치게 한다”는 의미의 프랑스말 “il nous gate(일 누 가트)”가 줄어 ‘누가’가 되었다.

송희라hira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