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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몸 이야기]여성/뇌호르몬이 한달에 한번 마술건다

입력 | 2000-03-09 19:47:00


“생지위성(生之謂性·생물적 본능이 곧 사람의 본성이다).”

맹자 고자편에 나오는 말. 생식기가 불완전한 ‘고자(鼓子)’가 아닌 전국시대 사상가 고자(告子)가 말했고 맹자도 원칙적으로 수긍했다. 그러나 맹자는 사람에겐 짐승과 아주 작은 차이(기희·幾希)가 있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고 말했다.

성(性)이 섹스(Sex)를 뜻할 때에도 이치는 같다. 한학자들은 성을 마음(심·心)과 신체(생〓신·身)가 합친 글자로 풀이하는데 사람 만의 특성인 심이 사람의 성행위를 동물과 구분하게 하고 이것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는 것. 그 심(心)의 고갱이는 ‘자녀사랑’이다.

여성은 발정기가 아닌 때 사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의 암컷과 구별되는데 이는 진화론적으로 자녀 사랑과 관계있다.

인류학자들은 “자식을 오래 임신하고 기르기 위해 수컷의 보호가 필요해졌고 수컷과 가까워지려다 보니 자주 성교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성교통 때문에 성교를 피하지 않기 위해서 여성에게 성적 쾌감이 생겼다는 가설도 있다.

여성의 생식기 구조는 남성보다 진화했다. 남성에선 정액과 소변이 한길로 나가지만 여성은 소변은 요도, 생리혈은 질을 통해 내보낸다.

난소에서 만들어지는 난자는 크기가 100∼150㎛. 인체에서 가장 큰 세포다.

남자의 생식세포는 사춘기가 돼야 감수분열하지만 여자는 태아 때 이미 생식세포가 분열해 임신 5개월 때 600만∼700만개의 제1난모(卵母)세포가 생긴다. 출생 때는 100만∼200만개까지 감소하고 사춘기엔 30만∼40만개.

사춘기엔 뇌의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서 호르몬이 나와 가슴이 봉긋해지고 겨드랑이와 다리 사이에 음모가 생기며 난소가 제 기능을 발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여성호르몬을 분비하고 양쪽에서 교대로 배란한다.

이 알이 나팔관으로 내려와 하루 내에 정자를 만나면 수정되지만 ‘낭군’을 만나지 못해 몸밖으로 빠져나오는 생리는 평생 350∼400번 반복된다.

최근엔 무월경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이는 무리한 다이어트나 스트레스로 뇌의 호르몬 시스템에 오작동이 생겼기 때문.

남성 염색체인 Y염색체는 무게가 X염색체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때 의학자들은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X염색체를 가진 정자보다 훨씬 날렵하게 질과 자궁을 항해하고 이 때문에 자연상태에선 딸보다 아들이 생길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비(性比) 분석 결과 그럴 개연성은 적고 난자가 초대할 정자를 선택한다는 ‘여성우위적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엔 성염색체가 XX 또는 XY인지 여부가 성을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이 되지 않으며 성호르몬의 영향에 따라 태아의 성이 바뀔 수도 있다는 가설도 나오고 있다.

여성은 외음부의 클리토리스와 질 입구 윗쪽인 ‘G점’에 성감대가 몰려있다. 또 질은 입구에서 ⅓ 지점에 신경이 집중돼 있는데 ‘남성’의 길이가 여성 성감의 증대와는 별 관계가 없는 것은 이 때문.

그러나 남성 위주의 사회는 여성의 성적 쾌락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도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등에 사는 7000여만명의 소녀는 할례라는 악습을 따르고 있다.

최근 질을 줄이는 ‘이쁜이 수술’을 받는 이가 있지만 질이 너무 수축돼도 문제.

몇 해 전 경기 분당의 한 병원 응급실엔 신혼부부가 119구급차로 실려왔다. 바기니스무스(Vaginismus). ‘여성’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며 수축해 ‘남성’을 꽉 문 것이었다. 바기니스무스는 ‘문’이 열리지 않아 성행위가 안되는 경우와 경미한 성행위 장애까지 합치면 여성 성기능 장애의 8∼20%를 차지할 만큼 흔하다.

어릴적 충격 등 심리적 원인이 주요인이며 보통은 마음을 안정시키면 경련이 풀리지만 심하면 근육을 이완시키는 약물이나 기구, 시술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도움말〓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교수,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비뇨기과 정태규교수, 인애산부인과 홍순기원장)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