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잇단 아파트 분양 성공이 요즘 건설업계에서 단연 화제다.
지난해 8월 그룹이 해체되고 회사가 워크아웃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악재가 겹쳤음에도 선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
대우건설은 지난해 9월 이후 공급한 5개 사업지 중 4곳에서 초기계약률 100%를 기록했다. 7일 있었던 서울시 2차 동시분양 청약1순위 접수에선 강서구 화곡동 대우그랜드월드아파트의 11개 평형, 1391가구에 대해 최고 50.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신청 접수를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사업은 청약률과 관계없이 초기계약률이 85%를 넘으면 성공한 사업으로 평가받는 점을 감안할 때 대우의 계약률은 놀라운 수준.
경기 안산 고잔지구의 경우 부근에 2000여가구에 달하는 다른 업체의 미분양 아파트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도 98%의 초기계약률을 올려 ‘경이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과 경쟁업체 관계자들은 이같은 대우의 성공을 ‘저렴한 분양가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서울 일부 지역과 경기 용인 등을 중심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이자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인상한 것과 달리 대우는 주변의 같은 평형 아파트 시세보다 평당 100만∼300만원 이상 싸게 분양가를 책정해왔다.
대우건설측은 이에 대해 “청약자가 아파트를 고를 때 주거편리성이나 쾌적성 외에 투자이익 수준에 높은 비중을 둔다는 점을 분양가 책정에 반영했다”고 설명.
치밀한 사업 분석과 상품 기획력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건설업체들이 사업담당자의 경험에 의존해 상품을 개발하고 분양에 나서는 것과는 달리 대우는 90년대 초부터 철저한 시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에 나섰다.
지난달 서울시 1차 동시분양 때 서초구 잠원동에서 선보인 아파트 ‘아이 빌’을 11∼21평형대의 임대사업자용 상품으로 개발, 언론의 높은 관심과 함께 100% 분양한 것도 철저한 시장 조사 결과였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대우는 매번 분양 때마다 다양한 이벤트로 청약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우그랜드월드의 경우 사전예약한 뒤 계약한 사람에게 가스레인지와 냉장고 액정TV 등을 무료로 주는 판촉 행사를 실시, 8900여명의 사전예약자를 확보함으로써 성공적인 분양의 밑거름을 마련했다. 일부에선 쓸데없는 낭비였다고 비난하지만 미분양 물량이 생길 경우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분양경비를 줄인 셈이라는 게 대우측 계산이다. 이밖에 분야별 전문가를 육성하는 인사시스템, 회사 살리기에 전력을 다하는 직원들의 단결력 등도 잇단 분양 성공을 가능케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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