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의 대립, 인간과 동물의 대립 때문에 동물들은 점점 살 곳을 잃어가고 있다. 한쪽에서는 자연 파괴를 일삼고, 한편에서는 자연보호운동, 동물보호운동으로 그 충돌을 막아보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로버트 머클로스키는 인간과 동물이 도시에서 함께 더불어 사는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을 오리 가족을 통해서 제시하고 있다. 한때는 인간도 자연 속에서 동물들과 함께 살았다. 하지만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자연을 떠나 도시를 이루었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늘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이렇게 모순된 행동을 보이는 것도 인간만이 지닌 특징 가운데 하나인 것 같다.
이런 모순을 극복한 도시가 있다면 현대사회의 무릉도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도시에서 사람들이 동물을 하나의 인격체를 대하듯 배려하면서 산다면 가능한 이야기다. ‘아기오리에게 길을 비켜주세요’는 이런 이상적인 모습을 엄마오리와 아기오리를 통해서 그리고 있다. 동화의 전체 주제는 이렇지만, 동화의 부분에 국한해서 새로운 주제를 잡아내 보자.
학교현장에서는 3월이 교육의 시작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아동의 훈육문제이다. 미국의 경우 학기가 시작하는 9월 한 달은 거의 대부분을 훈육의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 일년동안 열린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결코 길거나 아까운 시간이 아니다. 이러한 훈육의 핵심이 동화 속의 엄마 오리가 아기 오리에게 실시하고 있는 가르침 속에 잘 배여 있다. 엄마오리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오리에게 한 줄로 걸을 것, 이름을 부르면 엄마에게 올 것, 자전거와 스케이트 보드 또 바퀴달린 모든 것과는 멀리 떨어져서 다닐 것을 가르친다.
‘글놀이 파피루스 5권(미래미디어)’에는 이 동화를 소재로 한 훈육법이 실려있어 참고할만하다. 이수연 옮김.
정태선(활동중심 언어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