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민미술관의 기획전 ‘젊은 시각:한국미술의 새 주역들’ 7번째 전시로 설치미술가 이재효전이 열린다.
이재효는 재료의 자연적인 특징을 살리면서도 독특하게 재구성한 작품들을 보여준다.
불에 타다 남은 나무조각을 벽에 붙이거나, ‘人’자 모양의 나뭇가지를 크기에 따라 늘어 놓은 작품 등이다. 나무조각을 태운 것은 ‘불’이다. 타다 남은 나무의 흔적은 ‘불’에 의한 것이지 그가 깎아낸 것은 아니다. 나뭇가지 표면의 옹이나 나무결 등이 어울려 만드는 이미지는 자연이 만든 것이지 그가 직접 만든 것은 아니다. 이처럼 재료에 손을 덜 대고 그 자연스러운 특징이 드러나게 한 작품들이다.
작은 쇠조각 등을 모아 붙여 일정한 형태를 이루는 작품도 보여준다. 짧은 파이프 조각들을 모아 붙여 축구공처럼 만든 것이 그 예. 길다란 파이프들이 둥그런 공을 만든 것이다. 이처럼 개체가 모여서 색다른 전체를 이루고, 또한 전체는 개체의 특징을 버리지 않고 그 속에 포함하는 것이 이재효작품의 또 다른 측면이다.
각종 폐품을 이용해 악어, 메뚜기, 거북이 등을 기발하게 표현한 작품들도 전시된다. 이재효는 1998년 오사카 트리엔날레에서 조각부문 대상을 받았으며 문화부가 제정한 ‘올해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1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구 동아일보 광화문사옥)에서 열린다. 02-721-7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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