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요계 정상에 오른 한인 3세 아니타 최(30)가 11일 모스크바 러시아콘서트홀에서 미국 진출에 앞선 고별성 공연을 가졌다.
올 가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자신의 3집 앨범을 영어로 낼 예정인 아니타는 “라스베이거스를 시작으로 미국 순회 공연을 통해 세계무대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니타는 에미상을 4차례나 받은 작곡가 겸 프로듀서 지미 허스켈이 미국 진출을 돕기로 하는 등 상품성을 인정받았고 외국어 특수학교에서 공부해 영어에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대중가수로는 드물게 ‘명예의 전당’격인 러시아콘서트홀 무대에 두 번이나 선 아니타는 한국적인 분위기가 있는 무대로 눈길을 끌었다. 사물놀이패가 등장해 러시아 팬들을 휘어잡는가 하면 러시아 심포니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고전적인 분위기도 있었다.
아니타는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고(故) 빅토르 최 이후 동양계로는 드물게 러시아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학창시절 손목을 다쳐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접은 뒤 세르게이 최 모스크바시장 대변인과 결혼한 그는 무대에 미련을 가져오다가 1997년 가수가 됐다. 데뷔 첫해 러시아 내 음반판매 순위 3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가요계 최고의 상인 오바티야상을 받았다. 히트곡은 ‘팔료트(비행)’ ‘마마(엄마)’ ‘검은 백조’ 등.
지난해 KBS방송 일요스페셜 프로그램 때문에 한국에 왔던 아니타는 그동안 “한국공연이 성사 직전에 두 번이나 무산돼 고국 팬들을 만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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